2022-11-21

마의 서 - 12 페이지 [미궁, 당당하고 활기 찬 발 걸음]

마의 서


12 페이지



 16.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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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4


수사국과 정보국에선 현재 난리가 났다. 던치 코건과 관련된 사건 때문이다.


흡연실에 빌드래건은 한 동료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가 요원을 잠입 시킨게 탄로 난 것 같아.”


정보국 소속의 알브레드는 수첩을 들고 있는 왼손의 검지 손가락으로 자신의 짧은 머리카락에을 긁적인다.


“그래서 요원은 어떻게 된거지?”


“던치 코건이 도주한 북 아프리카에, 정확히는 그가 도주처로 이용하려던 유물 조사팀에 배치했던 위장 파견 인원이 사고를 당했어. 원인과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데, 현지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공항에서 비행기가 추락했다 하는군.“


”비행기 추락? 폭발 사고 였다던가?“


”아니, 아직 블랙박스는 확보하지 못 했네. 다만 관제탑에서 받은 연락으로 추정해보니 착륙 중 난기류에 휘말려 추락한 것 같더군.“


”음… 사건이 아니라 사고인가…“


”그래. 그래서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야. 아무래도 이번에 또 크로노메일을 의지해야 할 것 같아.“


”… 크로노 메일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아.“




빌드래건은 손에 들고 있던 캔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그러고는 불편하다는 듯한 말투


”일단 우리쪽에서 받은 크로노 메일이 한 건 있어.“


”아, 그래? 내용은 뭔데.“


”음, 비싸게 주고 얻은 정보인데…“


알브레드는 덩치에 맞지 않게 앙증 맞은 윙크를 빌드래건에게 날린다. 그것을 본 빌드래건은 재수없다는 듯 받아들인다.


“아직 사실 검증이 된 건 아니다. 텍스트는 던치 코건 사망. 그리고 아메리카 연방 본토에 초능력자 무리의 습격.”


“던치 코건의 사망이라고?”


“아직 사실 확인이 된게 아니라니깐.”


“뭐, 크로노 메일로 보낸거니깐, 아마 맞겠지. 근데 초능력자 무리의 습격은 무슨 말이지?”


“그게 문제야. 대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어.”


“그러게, 하다 못해 크로노 메일이 더 장문 송신이 가능하다면…”


“그걸 위해 돈이 그 만큼 들어가는 거니, 시간이 지나면 송신 텍스트 량이 늘어가겠지.”


“그럼 일단, 던치 코건 사망한 것을 전재로 조사를 계속하지. 북 아프리카에 추가 인원을 보내서 현지 조사를 해 봐야겠군.”


알브레드는 들고 있던 수첩에 들었던 이야기를 메모하기 시작한다.




“아, 그래. 그리고 그 가능하다면 초능력자에 관해서 좀 조사도 같이해줘. 이쪽에서도 뭔가 집히는게 있는지 찾아 볼테니.”


메모를 마치고 수첩을 셔츠 앞 주머니에 넣은 알브레드는 간략한 손 인사를 하고 흡연실에서 먼저 나간다.



-10:54


빌드래건은 현재 상황이 자신들의 손에서 벗어나 불길한 소용돌이 속에 잠식되어 흘러가는 것 처럼 느꼈다.





17. 당당하고 활기 찬 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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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닉스는 [마의 서]로 얻은 첫 번째 소원을 확인하기 위해서 조수들에게 몇 가지 테스트를 하였다.


자신의 첫 번째 소원인 남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이 정작 상대방이 그 말을 못 알아 먹으면 통하지 않는 다는 것 때문이다. 그리고 테스트를 통해서 이것이 만능적인 능력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 챈다.




한 작은 여관 방에서 키닉스와 클리커 둘 이서 현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클리커 “그나마 그 상황에서 다행인 것은 승무원도 기장도 영어로 소통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라는 말이군.“


키닉스 ”그래, 그 또라이 새끼 때문에 비행기 하나 꼴아 박고 뒤진 것들이 한 둘이 아니야.“


클리커 ”방법이 좀 지나친게 아니었나?“


키닉스 ”킬킬, 말은 쉽게 하네. 정작 너도 그 새끼 잡는거 도우려고 추적기 써 놓고는.“


클리커 ”처리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말 하는거다! 이미 나는 너와 한 팀인거니 불안 요소 제거하는 것에는 찬성이라고!”


키닉스 “호오 이 새끼가 금을 많이 챙기더니, 사람이 아주 적극적이야.”


키닉스는 가지고 있던 테니스 공을 벽에 튕기면서 캐치볼을 하며 이야기 한다.


클리커 “아직. 지금 5톤 화물 트럭을 잔뜩 불러서 싣고 있기는 한데, 아직도 다 못 실었어. 더구나 그 박사가 범위를 어떻게 잡은건지 모르겠지만 유물 구역 경계선 쪽으로 가면 흙이랑 모래금이랑 섞여있으니깐.


키닉스 “트럭 몇 대에 실었는데?”


클리커 “조수들이 삽으로 퍼서 실어 놓은 것만 벌써 18대째다. 아직 최소한 3대에서 5대는 더 실을 수 있을 것 같아.


키닉스 “와우, 미쳤군. 5톤 트럭으로 20대가 넘어간다구?! 좆 같은 불순물 같은게 섞여있고 유물 크기가 제각각 이라고 해도 녹이면 50톤은 그냥 넘겠어?! 하하하!”


클리커 “모래랑 돌로 된 것도 있어서 다 녹이면 실제 100톤 가까이 나올 수도 있어.”


키닉스 “그래, 어쨌든 다 너네들 가지라고 쳐 넘겼으니 그 것은 알아서 해라.”


클리커 “그래. 그것보다 앞으로 어떻게 할 작정이지? 지금 무엇보다도 우리 미래를 계획할 의무가 있어.“


키닉스 ”음 그래. 조금 냉정히 생각을 해보도록 하지.”


클리커 “아직 계획이 없는건가?”


키닉스 “난 너처럼 시간표 만들어서 인생 사는 놈이 아니라구, 클리커?”


클리커 “그럼 나도 조금 생각을 하지.”


키닉스 “아니 시발, 너는 여럿 생각 해놔. 내가 그 중 하나를 선택하게.”


클리커 ”넌, 정말!…“


키닉스와 클리커는 다음 행동의 목표를 정하기 위해서 각자 생각을 한다. 서로의 당면의 과제. 키닉스는 자신의 머리 만으로는 일을 능히 해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여 클리커를 필요로 하고 있다. 클리커 또한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방적인 힘의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둘의 관계는 어느 정도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을 정도였다. 클리커는 안정을 위해서 커피 포트에 물을 끓여서 키닉스와 자신의 차를 준비해서 꺼내 놓는다.


커피 테이블 위에 차를 올려 놓았지만 키닉스는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




어느정도 생각을 정리했는디 키닉스가 먼저 와서 클리커에게 말을 건다.


키닉스 ”일단 대강 정리를 끝냈다. 일의 순서? 라기 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큰 목표를.“


클리커 ”그래 말해 봐.“


키닉스 ”망할 던치 코건은 죽었다. 그치만 코건은 일부 구역에서 허브 볼을 팔면서 돈이나 뒤로 빼돌리는 쥐새끼에 불과했지. 역시 탑을 노리려면 Mr.D와 싸워서 이겨야겠지.“


클리커 ”Mr.D… 그 이름을 입에 담을 자신이 있다는건가?“


키닉스 ”물론. 지금의 나는 명령을 따르게 하는 힘이 있다. 네 머리도 있고.“


클리커 ”그래, 테스트를 통해서 약점이 있다는 것도 파악을 했고."


키닉스 "그래, 소원에도 허점이 있다니, 그 시발같은 책이 진작 얘기를 했어야 했는데,"


키닉스가 커피 테이블을 쿵하고 세게 내려치며 말을 한다. 테이블 위에 올려 있는 찻 잔 안의 있는 차가 그 진동에 흔들리다 넘쳐 테이블 위로 조금 쏟아진다. 클리커는 그것을 흘겨 보고 자신 앞에 놓여 있는 찻 잔을 들면서 이야기 한다.


클리커 "욕은 나중에 하고, 하던 이야기 계속 해봐."


키닉스 "그리고! 수사국이다. 정보국은 몇 명 안되니깐 일단 냅두고, 수사국을 다 쳐 죽여야해."


클리커 "이봐, 키닉스... Mr.D도 도시 경찰들 보다 세력이 커. 그런데 거기에 국가 소속이면서, 정부 직속인 수사국을 건드리겠다고?"


키닉스 "이 지랄 같은 경찰은 국가 소속아니냐? 지금 우리가 이렇게 도망가게 된 진짜 이유가 뭐지? 수사국이 코건과 그 간부들을 박살을 내서잖아!"


클리커 "그래, 그것 때문에 너랑 내가 운 좋게 발탁이 되어 임시 간부로 활동하고 있었거고."


키닉스 "흥 좆까라해. 나는 이게 아니었어도 결국 올라왔을 놈이라고!"


클리커 "블록의 견제가 없었다면 말이지."


찻 잔의 뜨거운 연기를 가볍게 호 불면서 후루룩 차를 마시는 클리커가 하는 말이 밉상으로 들리는 키닉스가 그를 사나운 인상으로 째려본다.




키닉스 "야, 코건도 블록도 이미 뒤졌어. 그 새끼들 이야기는 하지도 마."


클리커 "그래. 어쨌든 수사국도 공격 목표로 넣는다는 거군."


키닉스 "수사국은 뭔지 모르겠지만, 정보력이 너무 뛰어나. 무슨 비밀이 있는지 이 참에 파해쳐서 두번 다시 그 더러운 낯짝을 못 들게 해야겠어."


클리커 "그러고 보니, 도망간 녀석… 어쩌면 수사국이나 정보국 요원인지도 몰라."



키닉스 "…뭔가 짚이는게 있나?"



클리커 "…그냥, 감이란 거지."



키닉스 "그래, 어차피 뒤진 놈이니 알빠 아니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 소원서를 더 찾는다."



클리커 "그… [마의 서]라고 하는 책을 말인가?"



키닉스 "책 같은거 읽는 취미는 없지만, 이 책엔 룰이 정해져 있어. 그 룰에 보면 이렇게 써있지."



~


11 소원으로 "서"의 규칙을 바꾸거나 "서"의 소유자를 바꿀 수 없다


12 "서의 주인"은 단 한 명만 존재 할 수 있으며, "서의 주인"이 존재하는데 또 다른 "서의 주인"이 생기게 되면 원래의 "서의 주인"은 자격을 잃고서 존재가 소멸하게 되며, "서의 주인"과 "서의 임시 소유자"가 공존하는데 "서의 주인"이 사흘 동안 "서"와 접촉하지 못하면 "서의 주인"은 존재가 소멸된다


13 "서의 주인"이 다른 "서"와 계약하여 복수의 "서의 주인"이 될 수 있으며 그 경우 그 "서"에 대한 "3가지 소원"을 추가로 얻게 된다


14 한번 빌어서 이룬 소원은 다시 소원을 빌어서 다른 소원으로 상쇄시키지 않는 한 영원히 세상에서 그 소원이 이루어진 채로 남는다


15 "서"는 모든 소원을 이루어 주고 난 후 "서의 주인"이 7주간 만족하는 경우 그 "서"는 세상에서 소멸하게 되며 모든 "서" 가 세상에서 소멸 후 한 세기가 지난 후 다시 "마의 서"는 세상 어딘가에서 그 존재가 부활한다






클리커 "… 이게 그…"



키닉스 "그래. 룰은 15번까지 있고, 그 박사가 갑자기 제거된 이유는 여기 12번에 있다.



클리커 "그렇군… 그래서 너가 우리에게 명령으로 이 [마의 서]를 만지지 못 하게 하는 것이군."



키닉스 "후훗. 나도 미치지 않았으니 쓸데 없는 리스크는 짊어 질 수 없지. 중요한 건 이 13번이다. 다른 책이 존재하고, 책을 얻으면 소원을 더 이룰 수 있지."



클리커 "그래, 앞 서 소원의 개수는 추가로 늘릴 수 없다고 표기 되어 있는데, [마의 서]를 주가로 얻는다면 소원을 더 이룰 수 있다는 말이군."


키닉스 "알겠냐? 키닉스. Mr.D 파벌 제거. 수사국의 전멸, 그리고 이 세 번째 목표!"


클리커 "소원을 이루어 주는 [마의 서]를 추가로 얻는다."


클리커는 찻 잔을 내려 놓는다. 앞의 두 이야기는 자살과도 같은 이야기이지만 세 번째 목표는 격이 다르다. 추가로 [마의 서]가 있다면, 혹시 그 중 하나라도 자신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면, 지금의 키닉스와 같이 신이 내린 동일한 힘을 얻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렇다면 Mr.D이든, 수사국이든 정보국이든, 아니 경찰들이 전부 적이 된다고 해도, 이 힘을 이용하면 역전이 가능할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클리커는 플랜을 즉시 수정해야겠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클리커 "그리고 하나 더 조건이 있다."


키닉스 "명령을 받는 새끼가 조건이 있다고?"


클리커 "그래, 전면 동조 하겠다. 대신 너는 [마의 서]를 추가로 획득하면 최소 한 가지 이상 내가 소원을 빌 수 있게 해야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키닉스는 실성한 삐에로처럼 웃기 시작한다.


키닉스 "낄낄낄! 그래 클리커. 너도 보았지, 그리고 너도 원하는 거지? 이 힘을."


클리커 "…믿기 힘들지만 눈으로 보고 체험을 했으니깐."



키닉스 "그래, 좋아. 무사히 이 소원서를 더 얻는다면, 너의 바램대로 해주지."


클리커 "그리고 한 가지 조건이 더 있다."


키닉스 "아니, 시발 이 새끼가 조건은 한가지라메!"


클리커 "닥쳐봐. 정확히는 조건이라 아니라, 작전이다. 공격 목표는 Mr.D, 수사국이다. 그리고 상대도 전능한 힘을 가진 같은 [마의 서]의 주인이야. 공격할 시기와 순서의 스케쥴은 내가 잡는다."


키닉스 "크하하! 그런거군! 좋다. 네 마음대로 시기를 잡아, 인원도 원하는대로 보충을 해 주지."


클리커 "그렇다면 우선 여기서 출발하는 시기도 내가 정한다. 우선 저 대량의 금을 먼저 안정적으로 우리 손에 넣을 필요가 있어."


키닉스는 그 이야기를 듣고 시시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키닉스 "아, 그러십니까? 그럼 그렇게 하시던가~"


클리커 "저 것이 저렇게 방치되면 [마의 서]의 존재가 탄로 될 수도 있어. 무슨 짓을 하든 저 금은 우리가 처리해야해."


키닉스 "아, 네, 네. 그렇게 하십시요."




키닉스는 이야기를 마치고 따분하다는 듯 [마의 서]를 테이블 위에 놔두고 외투를 챙겨 입고 밖을 나설 준비를 한다.


클리커 "이봐, [마의 서]를 두고 어딜 가려고?"


키닉스 "어차피 너는 이제부터 시간이 필요할 거 아냐? 나는 기분 전환을 좀 해야겠어."


클리커 "그래. 그럼 한 가지 조언 할 게 있다."


키닉스 "뭔데?"


클리커 "박사의 조수 중 한 명은 죽고 현재 다섯 명이 남아 있지.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너무 많을 것을 보았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절반은 죽여버려야 해."



키닉스 "오, 이런 미친 새끼. 니 입에서 먼저 사람을 쳐 죽이라는 말이 나올 줄이야."


클리커 "그 만큼 상황이 중대하다는 거다. 남자 3명과 여자 2명이 있지… 너가 원하는 놈으로 죽여라. 원한다면 전부 죽여도 된다고 생각한다."



키닉스 "아, 따분한 참에 즐길꺼리는 만들어 주시는군요. 너 저 금덩이가 탐나서 그러는건 아니지?"



클리커 "흥, 어차피 저 금의 80%는 내가 챙길 예정이었다. 나머지를 저들에게 나누어 줄 생각이었지"





클리커의 냉랭한 말투와 태도는 그가 들고 있던 찻 잔의 내용물까지 얼려버릴 것 같았다.



키닉스 "아 그렇습니까! 그럼, 나는 그 어드바이스를 따르도록 해야겠군, 그리고 두 번째 소원도 생각을 해봐야 겠어."



클리커 "그래. 조심해라. 이제 너는 중요한 포지션의 인물이 된거야."



키닉스 "크크크. 그래. 알았다. 난 그럼 좀 즐기로 가볼까?"


키닉스는 환희에 찬 미소로 여관 문 밖을 나섰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클리커는 앞으로의 일들 때문에 두통이 올 것 같은 고민 찬 얼굴로 그림자가 씌워졌다.



키닉스는 클리커의 잔인한 어드바이스를 받아 들이기로 한다.

그리고 다른 조수들이 묵고 있는 여관 방으로 향한다.


누구를 제거할 지는 아직 그의 머릿 속에 정하지 않았다. 어떤식으로 제거 할지도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기대를 가득 품고서 당당하고 활기 차게 발 걸음을 옮긴다.






제 5권의 [마의 서]를 가진 키닉스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2-11-16

마의 서 - 11 페이지 [그 대학생들은 범죄를 기피하지 않는다.]

마의 서


11 페이지


 15. 그 대학생들은 범죄를 기피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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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서]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대변자들이 계약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지만 그들의 기억과 모든 정보를 아는 것은 아니다.


노벤 톨 세이프. 제 2권의 [마의 서] 주인.

오히려 학식, 지식, 학력 수준만 비교한다면 다른 마의 서의 주인들 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아버지는 케냐인, 어머니는 캐나다인의 혼렬로, 바르덴부르크 증후군(Waardenburg Syndrome)을 가진 흑인으로 푸른 청색의 눈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첫번째 소원을 [마의 서]를 통해서 이루고 난 후 잠시 앉아서 목록 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읽어보았다. 점심이 지날 무렵 그는 책을 다 읽었는지 그것을 덮고 잠시동안 곰곰이 생각을 한다.

‘음, 별 생각 없이 계약하고 소원을 이루긴 했는데, 이거 생각보다 위험한 물건이었군.‘

그는 다시 책을 열고 유령과 잠시 이야기 한다.

“야 얼라야, 이 책의 규칙이 적혀진 요 있잔응가, 한 번 훑었다 아이가”

“그런데?”

“야, 이거 걸리는 내용이 쪼메 많구마잉”

“걸리는 내용이라 한다면?”

”아따, 목록에 언급이 되어 있는거 뿐이지, 내가 떠 안는 리스크가 허벌나게 많아부러야!“

”음… 뭐 읽기도 전에 계약을 해버렸으니.“

”워메 이거 보소. 완전히 사기꾼이었구마잉“

”아니 무슨 소리야. 대변자로서 [마의 서]에 관해 물으면 무엇이든 대답할 의무가 있다. 뭐든지 묻기만 하면 된다.“

유령은 조급해 하면서 말했다. 이미 첫 번째 소원을 이루었고, 그 힘을 행사 했으면서도 사기꾼 소리를 듣는 것은 [마의 서] 대변자에게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그려. 그럼 요 보니 목록에 써 있구마잉. 복수의 [마의 서]. 그니께, 이 소원을 들어주는 요 책이 여러권 있따~ 이 말이구마잉.“

”그렇지“

”그랑께, 그럼 이게 총 몇 권이여?“

”현재 6권이다.“

”허허, 현재가 6권이라는 말은 과거엔 달랐다는 말인가 보구마잉.“

”그렇다. 모든 소원을 이루어준 [마의 서]는 존재가 잠시 사라지며, 모두 사라지면 100년 뒤 다시 부활한다. 책의 숫자가 한 권 늘어나면서 말이지.“

”그 말은 처음엔 한 두권으로 시작했다는 말 아이가.“

“그래, 가장 처음은 하나로서 시작을 했지.”

“워메. 클나부렀네.”

“무슨 말이지?”

“아따 이 문디자슥. 아 맞따. 니 머리가 없다 캤제. 원하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책이면 억수로 좋은거 아이가?”

“… 그렇지.”

“세가지 소원 다 빌은 다른 계약자들이 당연히 소원 더 이루고 싶어할 꺼 아이가?”

“… 그렇겠지.”

“그라몬 당연히 다른 사람이 가진 책도 갖고 싶어 할꺼 아이가.”

“그래, 그렇겠지.”

“아이고, 클나부렀네. 그럼 소원으로 남 죽일라고 달라드는 것들이 다른 사람꺼 뺏으로 올꺼 아이가?!”

“그래. 그럴 수 있지. 그것이 끝 없는 욕심이니깐.”

"그라믄, 이 사람들 중에, 필시 총 같은거 가진 사람이 올끼다."



유령은 그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방금전 까지 똥 어쩌고 하던 사람이라고만 생각한 바보 였는데,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현 상황을 인지하고 있던 것이다. 그것도 [마의 서]라는 단편적인 수단으로.

”일딴은 내 쪼메 생각을 해봐야 쓰겄따.“

노벤은 책을 덮고 일어서 [마의 서]를 자신의 책장에 꼽아 넣었다.

노벤의 책장은 두꺼운 전문학 관련 서적들과 함께 꼽혀졌고, 일일이 찾아보지 않으면 찾기 힘들 정도의 카모플라쥬를 형성하였다.





이상한(?) 소원을 빌긴 했지만 노벤은 [마의 서]의 거대한 힘에 대해서 충분히 자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거대한 힘이 앞으로 자신에게 해가 될지도 모를꺼라 생각했다.

지금 까지와는 다른 일상이, 앞으로 자신에게 벌어질 위협이 발생 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안정적인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까지 생각하지 못하겠지만, 사건 사고를 겪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운 좋게 주은 주인 없는 황금을 뒤 쫓는 자들이 있다는 것을.




색다른 오전을 보낸 노벤은 다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등 빈둥거리며 자신의 여가 시간을 즐겼다. 마음 가짐을 새로 하고 새롭게 기분 전환을 하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크리스와 레즈넥은 기숙사로 돌아 왔다.

“여어, 왔다. 노벤”

“톨, 식사는 했냐?”

“얼라들 왔냐, 밥은 아까 묵었지.“

레즈넥은 곧장 방안으로 들어가서 허브볼이 들어 있는 박스를 주섬거리며 확인한다.

“헤이. 레즈넥! 급하기도 하네. 일단 가방부터 정리 좀 해라.”

“시끄러.”

크리스의 잔소리를 흘려버린 레즈넥은 물건에 집중하고 있었다.

크리스는 그런 레즈넥에 관심도 없다는 듯 소파에 앉아 있는 노벤 옆 자리에 앉는다.



”오늘 교양 강의 중에 여자 애들이 너 왜 안 나왔냐고 묻더라.“

”워메, 그려~? 나 찾는 가스나도 있는가? 시간표 괜히 바꾼거 아이가 모르겠꾸마.

”하핫, 노벤. 니가 몰라서 그런가 본데, 니 말투 재밌다고 너 좋아하는 애들이 좀 있어!“

”아따, 그라믄 안되는디.“

”안된다니?“

”시방 내가 인타네이숀이 좀 안좋잖여~. 그래서 억양 교정 연습을 조까씩 하고 있따아이가“

”카하핫! 야. 관둬라.“

”워메, 시방 지금 내를 무시하는거시여? 내도 한다믄 하는 사내라니깐.“

”ㅋㅋ 그건 공부 이야기지. 야. 때려치고 그냥 그대로 해라. 푸른 눈의 흑인인 노벤이 정상적으로 말하면 오히려 위화감 겁나 심할 것 같다. 그거 너의 심볼이야.“

”아이고, 이를 으짜쓰까. 일단은 고것이 너으이 어드바이스라 생각하고 받아 들여불랑께.“



노벤과 크리스는 시시덕 거리면서 이야기를 즐겼다. 그리고 곧 이어 레즈넥이 나와서 말한다.

”야! 물건 확인 했다. 판매 나가자.”

”야 레즈넥. 오늘 우치야마 강의 늦게까지야.“

”톨 있잖아.“

”야이 멍충아! 노벤은 우리랑 다르게 공부도 잘하고 머리도 좋은 놈이잖아!“

”아, 또 미친소리하네. 노벤이 머리 좋은건 나도 알거든? 근데 가끔씩 너 없을때도 톨이랑 우치야마 셋이서 판매 갔었다.“

”노벤. 그게 정말이야?“

”얼라들아. 일단 좀 침착하그레이. 뭔데 그리 허벌나게 바쁜척하는기고. 급할수록 돌아가랑께 라는 속담도 모르는기가?“

노벤은 두 친구들을 성난말을 다루듯 손짓으로 릴렉스 컴다운을 이야기 했다.


“톨, 오늘 가능하면 이거 다 팔아야한다니깐!”

“야. 이따 5시에 탑 선배랑 다 같이 만나기로 했다니깐. 우치야마도 강의 끝나고 바로 약속 장소로 향하기로 했고.”

“하이고, 안되건네 이 머시마들. 내 오늘 아까 특별한 저주의 힘을 깨우쳤다 아이가.“

”톨은 또 뭔소리 하고 자빠졌어.“

“참말로 안되겄네. 인생을 속꼬만 살았는기가.”

노벤은 안쓰럽다는 듯 입을 삐죽 내밀고 머리를 좌우로 천천히 흔들었다.

“노벤. 무슨 저주의 힘인데. 한번 해봐.”

“하모. 내가 이 저주의 힘으로 마음을 안정시키지 몬하는 레즈넥에게 고통스러운 저주를 내려삔다 아이가.”

“핫! 웃기고 있네.”

노벤은 그런 소리를 하면서 주변의 ’그 기운‘을 느낀다.

’으음, 저기 일렬로 가느다랗게 있는게 하수구인가… 그렇다면 저기 모인게 정화조겠군‘

노벤은 소원의 힘을 여과없이 사용했다.
남을 이용해서 자신의 힘을 테스트 해볼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정화조 쪽에 있는 ’그것‘을 주먹 정도 크기를 뭉친 노벤은 그것을 레즈넥에 몸 속에 집어 넣었다. 몸 안에 있는 것을 꺼낼 수 있다면, 반대로 바깥에서 몸 안으로 집어 넣는 것도 가능 할 것. 그것도 타인의 몸으로도.

노벤이 눈썹을 찌푸리며 힘을 주자 레즈넥이 갑자기 경직되어 표정을 바꾼다.

눈이 휘둥그레 해진 레즈넥은 식은 땀을 흘린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신경과 위화감이 복부 하부에서 모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의 불길한 기운을.

갑작스레 항문에 힘이 쏠리기 시작한다.

”어,어…. 어, 억….“

레즈넥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천천히 몸을 돌리고 화장실 쪽으로 경직된 몸으로 살금살금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 레즈넥? 야?, 뭔데?.“

”보았는기가? 내 저주의 힘 어떤고? 참말로 무섭지 않은기가?“

”노벤. 뭐 했냐?“

”내 저주의 힘을 받으면 큰일난다 아이가. 허벌나게 똥떵이를 싸고 싶어진다 아이가.“

”크하하하하! 그게 뭐냐! 카하하하! 무슨 저주가 그래! ㅋㅋㅋ”

방안이 떠나갈 정도로 시끄럽게 크리스가 웃으면 뒤로 넘어간다.

그 소리가 화장실로 들렸는지 레즈넥이 크게 화를 낸다.

”크리스! 톨! 시끄러워! 좀 있다 두고보자!! 끄응…“

레즈넥의 말을 듣고 크리스는 결국 웃다 자빠졌다. 재기불능의 웃음으로 한바탕 소란스러웠고, 잠잠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야, 톨. 대체 이게 무슨 저주의 힘이냐? 평소보다 냄새도 독하고… 엉덩이는 이상하게 아프네…“

아마 그건 원래 그게 니 몸속에 있던 똥떵이가 아니었기 때문인기라 라고 말을 할 수 없는 노벤이었다.

”긍께. 일딴은 진정이 된것 같은디, 판매할 곳은 정해 놓은기가?“

“아 그래, 짐 챙겨 바로 가면 5시 전에는 끝낼 수 있어.”

노벤과 크리스는 레즈넥의 말에 따라 그가 미리 나누어 놓은 스포츠용 더플 백 3개를 들었다. 각각의 더플 백에는 큰 것과 작은 것으로 나누어진 허브 볼이 들어 있었다.

집을 나서면서 크리스가 레즈넥에게 묻는다.

”레즈넥. 거래 상대는 몇 명인데?“

“오늘은 세 팀이야. 오늘 다 팔면 한 동안은 또 돈 걱정할 필요 없어.”

레즈넥은 집 앞에 주차된 세단에 운전석에 앉는다.
노벤과 톨도 짐을 나눠 들고 트렁크에  더플 백을 싣고 둘 다 뒷 좌석에 탄다.

“야! 한 명은 앞에 타야지.”

“이보게, 운전 기사. 노벤 회장님 정중하게 모시거라.”

“아, 예, 예써.”

드라마에서 본 것 같은 농담을 주고 받으며 차량은 출발한다. 



예전에 레즈넥은 학생 할인으로 비교적 싼 값에 이 차를 구입했는데, 당연히 구매 비용은 허브 볼을 팔아서 충당했다.

대학생들에게 있어서, 허브 볼 경유 판매는 물건을 공급 받을 수단이 있다면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꿈의 아르바이트 같은 것이다. 운 좋게 레즈넥은 어떤 경유를 통해 던치 코건의 부하인 클리커가 만들어 놓은 마약관리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경로로 연결되어 이것의 물건을 던치 코건 일행을 거치지 않고 몰래 인터넷으로 매매하여 공급 받고 있었다. 이 허브 볼 판매로 자신들의 학교 내의 권력 히에라르키 피라미드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레즈넥은 허브 볼 판매를 포기할 수 없다. 이것이 정부로 금지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레즈넥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 또한 법을 어기며 금품을 주고 받으며 로비를 행하고 있다. 법에 저촉 되더라 하더라도 이는 자신들의 정당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첫번째 구역에 도착해서 레즈넥 일행은 듀플 백 하나를 꺼내서 그대로 판매, 동일한 크기의 돈이 든 듀플 백을 건네 받는다.

두번째 구역 마찬가지로 거래를 했다. 


상대방 차를 먼저 보내고 셋은 차 앞에서 돈을 확인하며 이야기를 한다.

“레즈넥, 오늘은 생각보다 수월할 것 같은데?”

“아니, 아직 몰라 끝까지 가봐야지.”

크리스는 순조롭게 진행 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레즈넥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권총은 잘 챙기고 있지?”

“당연하지, 출발할 때 부터 차고 있었지.”

“내는 읎따.”

레즈넥은 자신의 안 주머니 안에 있던 권총을 노벤에게 넘겨준다.

”레즈넥. 뭔가 불안해?”

“그래. 세번째 거래 상대는 이번이 처음이야. 그리고 느낌이 좀 안 좋아. 크리스 너도 조심해.“

”알았어. 것보다 나는 노벤이 더 걱정인데.”

“아따. 얼라야. 니 머스마가 아니고 가스나인기가. 걱정 콱 붙들어 매뿌삐라.”

노벤의 말에 크리스는 웃으며 차 뒷 자석에 탄다. 노벤도 말을 계속 이어가며 차에 타고, 레즈넥은 돈이 든 듀플 백을 트렁크에 넣어 놓고서 다시 차를 운전 한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이동하여 세 번째 거래 장소로 간다.

그 곳에선 이미 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상대 측은 차량 2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레즈넥은 예상 했다는 듯이 말한다.

“안되겠는데… 일단 둘 다 각오는 해라.”

노벤과 크리스튼 고개를 끄덕였다. 노벤도 이 분위기의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하다 못해 이 곳에서 내가 이 둘의 도움이 되어야지. 이 상황은 앞으로 있을 일들에 전조에 지나지 않는다.’



차에서 먼저 내린 레즈넥은 조금 떨어져서 주차 중인 상대차 앞에 서 있는 젊은 청년들에게 말을 건다.

“허브?”

“아 맞아. 우리다. 물건은 제대로 가져왔겠지?”

“그래. 돈을 보여줘.”

“아니아니, 물건을 먼저 보여 주는게 우선이다. 혹시 그쪽에서 사기를 치는 걸 수도 있잖아?”

“…“

상대방 리더로 보이는 인물의 말이 끝나자 차에서 내린 크리스와 노벤은 트렁크에서 허브 볼이 담긴 듀플 백을 꺼낸다.

크리스는 그것을 들고 차 앞쪽으로 이동하여 땅에 떨어트린다.

”어이, 장사 한 두번 해? 물건을 보여줘야지.“

크리스는 땅에 떨어진 가방의 지퍼를 열었다.

안에는 볼링공과 비누케이스가 여럿 들어있었다.

그것을 본 상대편 청년들은 화가 난 듯 총을 꺼내 들고 말한다.

”시발 것들이! 이건 허브 볼이 아니잖아?! 어디서 장난질이야!“

그것을 본 레즈넥이 대답한다.

”어이 너네들 허브 볼 처음 보냐?“

”웃기지마! 이게 무슨 허브 볼이야?!“

”요즘 허브 볼은 규제 당해서 원래의 형태로 팔지 않아. 요즘은 다 이렇게 위장된 모습으로 나오지.“

”헛소리 집어쳐!!!“

상대방 리더는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권총의 장전을 한다.

”이봐. 그렇게 의심스러우면 가방을 들어봐. 볼링 공 모양이 여럿 들어 있다. 이게 진짜 볼링 공이라면 한 손으로는 들 수 없을 거다.“

그 얘기를 들은 상대방 리더는 뒤에 서 있는던 남자 하나에게 고개를 살짝 들어 지시를 하고 남자는 총을 뒷 주머니에 집어 넣고 가방을 향해 걸어간다.

가방을 한번 가볍게 훑어 본 청년은 가방을 한 번 들어본다. 생각보다도 아주 가볍게 그 가방을 들 수 있었던 남자는 그 가방을 다시 바닥에 내려놓고 가장 쪽으로 얼굴을 들이대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맞는다.

비누 냄새인지 허브 냄새인지 혼동을 하는 것 같지만 조금 더 냄새를 맡아보더니 자리에 일어서서 말한다.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냄새도 허브 볼 향이군요.“

”그런가 진품일 수도 있다는 건가… 가방을 가지고 와.”

“기다려. 이쪽은 물건을 오픈했다. 너네도 돈을 보여줘.”

“아니지. 이 물건이 진품인지 확인이 안됐어. 돈은 나중이다.”

그 말을 듣고 레즈넥은 흥분해서 상대방에게 달려 드려한다.

“이봐. 초보자들! 거래 처음하나? 물건을 확인했으면 돈을 꺼내는 게 당연한 거 아냐?”

그것을 보고 상대편이 선 남자들은 들고 있는 총을 올려 사걱 자세를 취한다.

“이 자식들이…”

“레즈넥, 함부로 움직이지 앉는게 좋겠어. 녀석들은 처음부터 계획하고 돈을 넘길 생각이 없던거야.”

크리스가 넌지시 레즈넥에게 말한다.

안 좋은 예감이 빗나가길 바랬지만 그렇지 않았다. 앞에 두 건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도 있지만, 설마 아니길 바란 것은 불과 몇 초 전의 레즈넥이다.

놈들은 총기를 이용한 허브 볼을 갈취할 것이 틀림 없었다. 이쪽은 세 명, 그것도 총기는 두 명. 그것도 일반 권총. 상대는 5명. 1명은 가방을 짊어지고 있더라 하더라도 총기를 들고 있는 상대가 4명, 더구나 한 명은 기관단총. 이미 무기 자체가 이 상황을 유도 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 상황을 그냥 녀석들이 원하는데로 놔두기엔…”

“야, 잘 못 하면 뒤지는 수가 있어. 이 상황에서 어쩌려고? 경찰이라도 불러? 잡혀가게?”

허브 볼을 파는 것 자체가 합법적인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그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법적 보호조차 받을 수 없다.

정해진 법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 자들은 당연히 그에 따른 리스크로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

레즈넥은 빠르게 계산을 해본다. 현재 들고 온 허브 볼의 수량에 대한 값어치. 방금 2회분을 팔았기 때문에 사실상 수익적으로는 상당히 이익인 상태이다.

애초에 1/3을 팔았을 때 이미 본전은 찾은 상태. 그렇지만 세 번째 까지 손해를 보지 않는다면?

당분간은 4인이서 생활을 하며 노는데 까지 들어가는 돈을 전부 충당할 수 있다.

포기하기엔 너무나 아까운 돈이다. 레즈넥은 상대의 숫자에 따른 공포보다는 이익을 잃는 공포가 더 두려웠다.

자칫 잘 못하면 선택의 잘 못으로 인한 죽음에 대한 공포. 하지만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물건이 진품일 경우, 돈은 언제 줄 거지?”

상대방 리더는 그 얘기를 듣고 기가 차서 웃기다는 듯이 동료들을 한 번씩 쳐다 본다. 동료들도 비웃듯이 리더를 보고 어깨를 으쓱이며 레즈넥 일행을 바라본다.

“뭐, 물건이 진품이라면, 다시 거래를 해야겠지. 그 때 가서 합리적인 계산을 다시 해 보자구.”

가방을 든 남자는 자기들 차의 뒷 트렁크에 가방을 싣고서 문을 닫는다. 레즈넥은 상대의 수법에 당한 것이다. 그리고 그 찰나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난다.



탕!!

한 발의 총소리가 현 상황을 완전히 뒤엎어 버린다.

기관단총을 들고 있던 남자는 머리부터 힘을 잃고 그대로 쓰러진다.

남자는 미간에 총알 구멍이 뚫려서 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진 것 이다.

그와 동시에 두 번째 사격

탕!!!

이번에는 정확히 미간을 뚫지는 못했지만 상대방 리더 옆에 있던 남자의 얼굴을 맞혔고, 남자 또한 즉사하였다.


아차하는 순간 이미 둘은 쓰러지고 상대방은 몸을 수그려 대응 사격을 한다. 그쪽에서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한 것인지 빠른 반격을 하였고, 레즈넥과 크리스가 몸을 숨기기 채도 전에 사격을 하여 레즈넥 오른팔 측면에 총알이 스쳐 관통하였다.

“큭!” 

소리와 함께 레즈넥은 차 뒤로 급히 몸을 숨겼고, 크리스는 차의 문을 열어서 방패로 삼아 몸을 숨기면서 측면 사격을 한다.

아무리 상대방의 2명이 사살 당하였다고 하나 화기의 화력과 연사력은 크리스 일행이 한참 밀리는 편이었고, 틈을 타서 상대편의 한 남자는 죽은 남자가 가지고 있던 기관단총을 들었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레즈넥의 차에 수십발의 연발 사격이 퍼부어 지며 차량은 여기저기 구멍이나고 유리창도 깨져버린다.


그것을 본 크리스가 반격의 맹사격을 하지만 잔탄이 다 떨어졌다.

“야! 레즈넥! 남는 탄 없어?!“

”크윽, 차 안쪽에 있어… 글로브 박스 봐 바.“

크리스가 조수석 글로브 박스에서 탄환을 찾으려 뒤척이려 하자, 상대방은 그 것을 보고 기세를 높여 이쪽으로 뛰어오려 하였다.

위기감을 느낀 크리스는 탄창을 빠르게 집어서 재장전을 시도한다.

그런 위기 일발의 상황에서도 한 남자가 남들 보다 낮은 텐션에서 그것을 지켜 보고 있었다.


노벤.

그 자들이 돈을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 말을 했을 때부터 이런 상황을 예측하였다. 아니 오히려 먼저 사격을 시작하여 이미 둘을 제거 했었다.

조금 전에 차 뒤쪽에서 사격 자세를 취하여 재빠르게 사격, 빠른 연사력을 가진 기관 단총을 든 남자를 먼저 제거 하고, 재 사격으로 한 명 더 제압.

그리고 사격을 멈추고 그가 노리는 것은 바로 ‘그것의 기운‘.

주변의 있던 것을 집중하여 힘을 모았다. 조금 떨어져 있었지만 ’그것‘을 정확히 명중시키기 위해서, 세 명이 있는 위치에, 세 명의 장 내에 정확히 ‘그것’을 정확히 들어가기 위하도록 명중 시키기 위하여, 총알이 난발하여 오가는 상황에서 극도로 집중을 한다.

그리고 돌격 소총을 들고 이쪽으로 뛰어오는 남자에 장 내에 ‘그것’을 순간이동 시킨다.

정확히 명중하였는지, 남자는 뛰어다가 주춤 한다.

“어흑!?”

순간적인 비음과 함께 이쪽으로 달려오던 남자는 달리는 것을 멈춘다. 그 남자는 순간적인 대량의 식은 땀과 함께, 항문에서 느껴지는 거친 기세에 저항할 수가 없었다. 한 발자국이라고 발을 떼는 순간, 안에 있는 것이 전부 쏟아 질것 같았다.

탕!, 탕!!

트렁크에 하반신을 기댄 채로 노벤의 재빠른 두발의 사격은, 한 발이 헤드 샷으로 명중하여 그 남자 역시 몸을 무너트리며 즉사하였다. 그리고 동시에 그의 장 내에 있던 배설물이 힘을 억누르지 못하고 퍼져 나온다.

”야, 이게 대체 무슨?!!!“

상대방 리더는 갑작스럽게 움직임을 멈추고 사격 당해 죽은 그 모습을 보고서 놀랍도록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아랫배에서 찾아오는 불안한 엄습. 갑작스러운 장 내의 급습에 식은 땀을 흘린다. 

”으윽?!“

서둘러 화장실을 가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상황에? 식은 땀이 몸에서 흐르는 것을 느낀다.

총알이 다 떨어져서 재장전을 해야하는데, 집중이 되질 않는다. 안되겠다. 일단 여기서 피신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남은 동료를 보았더니, 그 남자도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얼굴을 망가트려서 찌그러 트리고,

“으윽….”

신음 소리를 찾으며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 이미 사격이고 뭐고 포기한 상태이다. 리더는 깨달았다. 이 상황에 무언가 잘 못된 것 이라고… 분명 어제 무엇이라도 잘 못 먹었

탕!, 탕!, 탕!, 탕!!!

노벤은 모든 것을 계획한 듯이 상대방이 숨어 있는 차 반대편으로 넘어와 그들을 쏴 죽였다.

다섯 명 모두 노벤에게 머리를 맞고 즉사한 것을 확인한 후 아무렇지 않은 듯 상대방 몸에서 차 키를 찾아 트렁크를 열었다.

그리고 트렁크에서 허브 볼 가방을 주섬거리며 꺼내 한 쪽 어깨에 메고 나온 노벤을 보면서 크리스와 레즈넥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처다만 보고 있었다.



“다 끝난기 아닌기가?”

뜬금 없는 노벤이 한마디에 크리스와 레즈넥은 정신을 차린다.

“레즈넥. 우얄꼬, 상처 괘않나?”

“아, 으윽… 심한건 아니다. 지혈 하면 돼…”

“그라믄 일단 옷이라도 찢어서 지혈 해삐라. 나는 임마들 짐 좀 챙겨야 할긋 같따.”

허브 볼 가방을 차 트렁크에 옮겨 놓은 노벤은 빈 가방 하나를 하나 빼서 시체에 다가간다

레즈넥이 아직 당황하는 사이에 노벤은 죽은 시체를 뒤지며 총기를 뺏고, 지갑에서 돈과 카드 같은  것, 열쇠, 돈이 될 만한 것들을 빈 가방에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가방을 차 앞에 서 있는 크리스에게 건네 준다.

"자, 이거 받그레이. 갖고 있으마 요래 쓴다 아이가"

"어... 그래."

레즈넥은 다친 팔을 옷깃을 찢어서 팔을 지혈하면 말한다.

"... 크리스, 저 시체는 그냥 놔둘 수 없다. 불로 태워버려."

"아, 그래."



크리스와 노벤은 레즈넥에 말의 따라 시체를 한 군데 모은다. 중간에 크리스는 시체 앞에서 코를 막으면서 눈을 찡그린다.

"으윽, 죽으면 배설물이 나온다고 듣기는 했는데, 이건 완전히 심하게 싸버렸어..."

"아, 금마들 아까 내 저주의 힘으로, 응딩이에 힘주다 이리 된기다."

크리스는 그 이야기를 듣고 다시 놀란다.

"아... 그게, 아무데서나 써지는 거구나... 하하... 하하하!"

크리스는 어의가 없다는 듯이 웃기 시작했다.

"이야... 노벤이 없었으면 큰일 날 뻔 했어. 하마터면 다 죽었을지도 모른다."

크리스는 뒷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서 입에 물고 불을 붙인다. 심하게 퍼져 나오는 배설물의 냄새를 감추기 위해서 인지 한 모금을 깊게 빨아 들인 후 한숨과 함께 깊이 내쉰다.

"그래, 노벤이 없었으면 정말..."


크리스는 담배를 입에 물고 남은 시체를 노벤과 옮겨 놓자, 레즈넥이 다친 팔을 감싸고 한 손으로 예비용 휘발유를 들고 와서 시체들 위에 뿌린다.

"톨, 미안하지만 우리가 살기 위해선 이자들을 죽이는 것이 맞아. 너에게 무리를 시켜서 미안하군."

"신경 쓰지 말그레이. 이 얼라들은 약속을 어깄다 아이가. 룰을 어깄으믄 그 벌을 받는기 마땅하다."

그렇다. 레즈넥도 그 생각에 동조한다. 자신들도 법을 지키는 선량한 시민은 아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은 그들 만의 룰이 있다. 그것조차 지키지 못한 다면, 그 대가를 바쳐야 하는 것이다.

레즈넥은 쓴 웃음을 지으며 크리스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뺏어 시체들 위에 던진다. 담배 불은 휘발유에 번져서 화르륵 불타 오른다.

시체는 금세 불에 타올라 숯덩이가 되어 타 오른다.

"야, 아직 피던건데,"

"한 보루 사줄 돈 생겼다. 가자."

"근디, 차 앞 유리고 뭐고, 거시기 다 총 맞아 구멍 뚫렸따 아이가."

"그래. 이 새끼들이 타고 온 저기 멀쩡한 차 하나 더 끌고 가자고."

레즈넥은, 노벤이 물건을 담은 가방에서 차 키를 찾아 꺼내 차 시동을 걸고 운전을 한다. 크리스는 깨진 유리창을 보며 한숨을 쉬며 운전석에 앉는다. 노벤도 그 옆에 따라 조수석에 앉는다.

노벤은 총기와 금품을 글로브 박스에 집어 넣었고, 크리스는 레즈넥이 탄 차량을 쫓아간다. 레즈넥이 알고 있는 카 센터에서 차를 수리한다고 했다.


크리스가 운전을 하면서 물었다.

"노벤. 그, 사격은 원래 할 줄 알았어?"

"아 그랑께. 내 쪼만했을 때 부터 그 치안이 안 좋은 동네에 살았따 아이가. 그래가꼬, 캐나다 살 때는 사격 연습 했따 아이가."

"아, 그랬구나."

크리스는 더는 묻지 않고 입에 담배를 물고 묵묵히 운전을 했다. 운전대를 잡은 그의 손은 아직도 벌벌 떨리고 있었다.







2022-11-09

마의 서 - 10 페이지 [충격의 제 2권]

마의 서


10 페이지  




14. 충격의 제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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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 탑. 아우스의 친구 중 한 명으로 그런 별명으로 불리운다.


줄여서 P.탑

맡은 일은 이상하리 만치 잘하는 편이며, 공부나 체력도 상당히 우수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외관 상의 뚜렷한 특징이라면 담배를 끊임 없이 피는 것 정도? 그 모습조차 감동적으로 느껴진다.


아무튼 그는 세상이 내놓고 부모가 내놓은 인재이며…





“야 잠깐, 너무 작위적인 서술아냐? 더구나 부모가 내놓았단 말은 좋은 말이 아닌것 같은데?“


”그릉가?“


”하여간, 너한테 이걸 맡긴 내가 바보지.“


”우와 그걸 지금 안기라? 바보는 확실한디. 참말로 DNA적으로 각인된 게 맞다 그랑께.“


”이걸 그냥 콱!“


두 남자가 컴퓨터 앞에서 아옹다옹대며 다투고 있다. 이곳은 그들이 살고 있는 기숙사용 쉐어 하우스. 


탑이 계약금을 지불해서 하우스 리더인 상태로, 그의 후배들 4명이 들어와 현재 다섯이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탑은 다른 애들이 황인종과 같이 방을 쓰기 꺼려하는 것 같아 아시아인 후배와 2인실을 쓰고 있으며, 큰 방에서 3명이서 2층 침대를 두대 넣어 놓고 함께 생활하고 있다.


지금 그 큰 방에서 흑인인 노벤과 백인인 크리스가 티격대고 있었다.


”아니 그라믄 니맨코롬 해볼랑게 싸게싸게 써보등가.“


”대체 뭐라는거야? 일단 비켜봐.”


자리에 앉아 있던 노벤을 자리에서 나오게 하고 크리스가 그 자리에 앉아서 다시 컴퓨터에 입력을 한다.


”아니 그란데, 대체 뭐땀시 시방 이 난리 오도방정이여?“


”아이그 멍충아! 어제 얘기 했잖아. 탑 선배가 지인 인물 평가서를 같이 제출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걸 지금 우리가 써 주는거 아냐?“


”와따, 참말로 요즘 세상 박정하네. 뭔~ 취직을 한번 할라는디 이래라 저래라 필요한 서류들이 많응가? 내 졸업하고도 저 지랄할까 겁나부러.“


크리스는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며, 계속 문서를 작성하기 시작하였다. 잠시 후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대답도 하기 전에 문은 벌컥 열린다. 


“아따 성질도 급해부러라. 놀래가꼬 심장 마비 걸러 뿔겄네. 고구마 다 묵지도 몬핸는데 찬물 원 샷 마시는 속도로 문을 그라코롬 열어싸부면 내 심장이 벌렁벌렁 하더랑께.“


문이 열리자 노벤은 불평을 토해낸다.


”뭐라는거야, 니 사투리는 진짜 못 알아 먹는다니깐.“


아시아인인 우치야마가 뻘줌하다는 듯 이야기한다. 그것을 듯고 크리스가 번역 해주는 식으로 말한다.


“야, 문을 노크 했으면 대답 기다리고 천천히 열라는 말이야. 아시아 사람들은 그게 잘 안되는 것 같아.”


“남자들끼리 사는데 뭐 그럴수도 있지. 그것 보다도 너네 빨래 누가 돌렸냐?“


”그거시 어젯밤에 내가 돌링 것 같은디?”


우치야마가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흰색 빨래랑 다른 색이랑 빨래가 섞이면 변색이 되니깐 따로 돌리라고 대체 몇 번을 말해?”


“움마? 아니 우리가 무슨 시간이 흐벌라게 만타꼬 사내 놈 다섯이서 하나 쓰는 세탁기를 나눠서 돌리 쓰는가? 그냥 한븐에 탈탈 털어여서 그냥 한븐에 돌리믄 속도 편하고 월마나 좋아?“


”뭐래?“


열변을 토한 노벤의 말을 이해 못한 우치야마는 크리스에게 도움을 청한다.


”아 바쁘고 사람도 많은데 그냥 빨리빨리 한번에 하자는 거지.“


”어휴, 말을 말아야지. 그건 그렇고 벌써 10시 다 되간다. 준비 안하고 뭐해? 자고 있는 레즈넥 깨워. 강의 안 갈 거야?“


”뭐 벌써 10시가 다 되간다고?!”


크리스는 놀라서 핸드폰을 보니 시간은 09:47.

놀라서 자리에서 펄쩍 일어나 급하게 바지를 갈아 입는다. 아직 발이 다 들어가지도 않은 상태로 양손으로 허리 춤을 잡은 채고 한 발로 자고 있는 레즈넥을 발로 툭툭 치면서 크리스는 레즈넥의 잠을 깨운다.


”야! 레즈넥! 빨리 일어나! 강의 시간이다!“


뺨에 발바닥 스탬피드를 한번 맞은 레즈넥이 부스스 하며 잠에서 깬다.


”뭐어… 강의 시간이라고?…“


비몽사몽 잠이 깬 레즈넥은 침대에서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쿵 하고 굴러 떨어져 한 바퀴 돌아서 누운 상태로 잠옷을 벗는다.


”빨리해 임마!“


크리스는 그런 레즈넥에게 걸려 있는 옷을 대충 상의 하의 골라서 바닥에 던져주고는 자신도 마저 옷을 차려 입는다.


”뭐시여? 아따,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퍼뜩 준비 해놓고 해쌓지, 니 대체 뭘 한기고?“


”야이 바보야! 너가 지인 인물 평가서를 제대로 못 써서 좀 봐주려 하다 이리된거 아냐?!“


또 티격태격 거리는 둘을 보고 우치야마는 방문을 닫고 나가기 전에 한마디 한다.


“아, 오늘 탑 선배가 면접 끝나고 한번 모이자고 한 거 오늘 5시다.”


“아 그게 오늘이었나? 그렇군 오늘은 이따 시간이 다들 비워놨지?”


대답도 듣지 않고 크리스는 옷을 다 차려 입은 후 자신에 가방에 책을 이것 저것 챙겨 넣는다.


겨우 겨우 옷을 다 꾸려 입은 레즈넥도 한쪽 눈은 감긴 채 눈을 꾸물꾸물 움직이면서 노벤에게 묻는다.


”어라? 톨. 너 오늘 쉬는 날이야?“


”아, 그랗치. 내 오늘 전부 휴강이다 아이가.“


”아 맞다. 좋겠네, 그럼 오늘 내 택배 올 것 있는데 그것 좀 받아줘.“


”알았따. 내도 오늘 헤드셋 하나 주문한기 있는디 그거 오늘 도착할끄라.“


셋은 그렇게 자기 짐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탑도 이미 아침에 면접 때문에 미리 나간 상태라서 이제 집에 남은 건 노벤 혼자였다.


‘음 그렇다면 우선 아침을 먼저 먹어 볼까.’


캐나다에서 10년이 넘게 살았지만, 아직 영어 발음이 익숙지 않은 노벤은 어느 지방 사투리가 이것 저것 섞인 발음이 나와서 항상 고생을 한다.


그는 자신의 방에 있던 빵과 미리 반찬으로 준비 해놓은 코울슬로를 냉장고에서 꺼내어 식탁 위에 올려 놓는다.


누군가 먹다 남은 베이키드 빈즈 캔이 테이블 위에 남겨져 있었다.


”우왓 어떤 얼라가 이 묵다 냄긴 캔 쪼가리 안치우삐고 이리 남기논기고?“


캔을 들고 냄새를 킁킁 거리며 맡아보던 노벤은 곧 이내 불쾌한 표정으로 바뀌어 그것을 들고 싱크대로 가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리고 곧장 제자리로 돌아와 아침 식사를 계속한다.


요즘 그는 홀로 식사를 할 때 인터넷 영상을 시청하며 발음 억양 연습을 한다. 본인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편이었지만 자신의 말투가 익숙지 않은 주변 사람들 때문에 조금은 신경 쓰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 PC를 이용해 웹 서핑으로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노래에 맞춰 흥얼거리며 시간을 보내며 한가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레즈넥에게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 


‘택배 도착 메시지 왔는데 확인 좀 해봐. 물건 확인해서 사진 보내줘.’


‘응? 그러고 보니 내것도 택배 도착 문자가 왔었구나’


노벤은 서둘러 밖으로 나가 문 앞에 쌓여있는 택배 박스 3개를 확인한다


커피 테이블 정도로 큰 박스 하나와 작은 박스 두개를 쌓아 들고 낑낑 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간다.


거실에 힘겹게 박스를 내려 놓고선 레즈넥에 이름이 있는 박스 두 개를 칼로 테이핑을 뜯는다.


“아따, 쉬는 사람 허벌나게 부려 먹는구마잉”


큰 박스에는 볼링공이 5개, 작은 박스에는 여성용 비누 박스가 들어 있었다.


‘볼링공 치고는 무게가 가벼운데… 아하 전부 허브 볼이군.’


박스가 오픈된 내용물을 둘 다 사진 찍어서 레즈넥에게 보내면서 추가로 문자를 몇 자 집어 넣는다.


“파손은, 없음”


문자를 전송 후 1분 도 되지 않아서 답장이 온다.


‘방안에 넣어 달라고…’


허브 볼의 기본 커넥트는 원래 코건 일당이 전담을 하고 있었지만 재무를 담당하던 클리커의 제안으로 몇 가지 형태의 판매처를 확장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대학생들이다. 


대학생들은 교육비와 생계비가 동시에 들어가는데 이 것을 충당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었다.


허브 볼은 그런 학생들에게 있어서 매력적인 부수입을 벌어주는 아이템이었고, 이것이 마약이라고 생각하여 죄악감을 가지고 판매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냥 돈이 되기 때문에 판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들은 은밀히 얻은 경로를 통해서 물건을 택배 들으로 전달을 받았으며, 그 물건은 항상 다른 형태의 물품으로 전달을 받아서 마약 관리국의 추적을 회피하고 있었다.


노벤과 같은 기숙사를 쓰는 학생들도 당연히 그렇게 하고 있었고, 비밀리에 매매를 하고 있었다. 물론 이미 졸업한 룸 리더인 탑은 모르는 상태였다.


레즈넥의 물건을 침대 옆에 옮겨 놓은 노벤은 자신의 택배 박스를 가지고 의자에 앉아 칼로 뜯는다. 그는 휘파람을 불며 자신의 헤드셋을 기대하면서 박스를 오픈한다.


그런데, 박스 안에 있던 것은 물건이 바뀌었는지 헤드셋이 아니었다.


“워메? 이게 뭐신가? 이기 참말로? 워메 워메, 내 몬살건네...“


노벤은 자기도 모르게 놀라 목소리를 높였다.

박스를 허벅지에 올린 채 곧바로 구매했던 쇼핑 몰 사이트에 들어간다.


자신이 헤드셋을 구매했던 페이지로 들어가 불평 글을 올리며 물건이 잘 못 왔다며 반품 신청을 하려는데, 급하게 신호가 왔다.


‘아…! 왔어!’


근 4일째 변비로 고생을 하고 있던 노벤은 나올 것 같은 감각을 느끼고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화장실로 향한다.


급하게 화장실에 들어 오느라 자신이 갖고 있던 박스는 깜빡하고 그대로 가지고 들어 왔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채고 변기 옆에 그것을 내려 놓고 주섬주섬 바지 벨트를 풀러서 옷을 내리고 변기에 착석 한다.


‘끄응, 아… 젠장, 또 그러네…’


출구에 위화감을 느끼고는 있지만 힘을 줘도 나오지를 않고 있다. 이대로 나올 기세가 느껴질 때 까지 앉아 있어야 하나…


그런 와중에 문뜩 눈에 들어 온 것은 들고 들어온 택배 박스 였다. 


‘아 그러고 보니… 뭐 나올때까지 시간도 한참 걸릴 것 같으니’


아까는 헤드셋이 아니라서 제대로 보지 않았지만 이제와서 보니 이건 뭐야 하고 그 것을 들고 살펴보니 책이었다.


‘근데 왠 뜬금 없는 책이지?’


변기에 앉은 채로 노벤은 그 것을 살펴 보았다.

표지는 관심도 없어 2라고 써진 숫자도 보지 않은채 책장을 넘겨 보니 알 수 없는 글자들이 빼곡히 들어가 있었다.


“이건 대체 무신 글씨고?… 아시안 글자가 이리 생기부렀나?”


그런데 신기하게도 점차 그 글자를 읽을 수가 있었다.


“워메, 참말로 신기하네. 글이 갑자기 읽어져 부리네?”


그리고 주변이 어두워 지고 그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것은 [마의 서]의 대변자 였다. 


그것은 흰 유령의 망토를 쓴 것 같은 작은 무언가의 모습이었다. 어둠 속에서 흰 색의 그것은 밝게 아주 잘 보였다.


“이건 또 무신 일이고?”


그의 궁금증과 함께 그 유령은 말을 꺼낸다.


“안녕하신가? 새로운 젊은이. 나는 [마의 서]를 대변하는 자. 이름은 아니지만 이쓰낸 레스큐라 불러 주시게.“


”??? …뭐시기 레스큐?“


뜬금없이 말하는 유령에 노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그것을 멍하니 바라 보았다.


”하하, 젊은이. 지금 상황이 쉽게 받아 들여지진 않겠지. 자네가 들고 있는 건 3가지 소원을 들어 주는 [마의 서]. 나는 그 [마의 서]와 계약을 하는 것을 도와주고 서포트를 담당하는 대변자이지.“


”3가지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기고?“


”그렇다네“


유령에 말에 잠깐 생각을 한 노벤이 말한다.


”대체 너가 먼디 소원을 들어 준다는 것이가?”


“하하, 의문을 갖는 것도 당연하지. 목차를 읽어 보면 알겠지만 [마의 서]는 계약을 통해서 사람의 소원을 이루어 준다네.”


“뭐땀시?”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유령은 당황한다.


“음… 글쎄 이유를 물어도… 자네는 참 유별 나구만, 뭐, 내가 만나는 자들은 대부분 그래왔지만…”


“그건 또 먼소리고? 아따, 거 유령 같이 생기가꼬, 얼라야. 전문 용어 쓰지 말고 하나씩 차근차근 이야기 해보래이“


”에에잇. 이 이상은 설명이 길어 진다. 그래서 너는 소원을 이루고 싶은 것인가, 아닌가?“


”소원이라꼬… 으음…”


노벤은 한참 생각해본다. 그리고 얼마간에 침묵에 못 이겨 유령이 그의 생각을 읽었는지 말을 꺼낸다.


“…. 아니, 뭐 없어?”


“글씨다…. 지금 딱히 필요한기 없는디“


“아니, 그러지 말고…”


“우째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놈이 더 호들갑인기가?”


“아니…. 그게 우리 일이니까…”


“근디 지금 필요한게 없는디 이걸 우야쓰꼬?”


”… 아무거나 좋으니깐“


”이거, 무신 다단계 사기 같은거 아이가?“


”사기 아니여…“


자기도 모르게 말투가 옳아버린 유령은 뒤 늦게 자기 말투를 눈치 챈다.


“그 계약이라 카는기는 우찌 하는기고?”


“어, 그냥 [마의 서]와 계약한다고 말하면 돼.”


“계약서도 안쓰고 그리 간딴 하단가?”


“진짜야…”


“뭐, 글카 이야기 하믄 내 몬해줄 것 도 읎지”


“오오…”


“나는 [마의 서]와 계약을 하겄는디 사기치면 가만 안둘랑께.“


”…“


유령은 식은 땀을 흘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계약이 된기고?“


”아, 그래. 이제 너가 원하는 소원을 3개까지 이룰 수 있어.“


”워따. 임마 유령인께 뇌가 없어부러 이러나? 금붕어 기억력도 3초라고 하는구만, 아까부터 누누히 이야기를 했자니앙가. 시방 내는 필요한게 읎따니께.“


“야이 형씨… 그… 뭐 있을거 아냐?… 돈을 엄청 필요로 한다든지, 아니면 여자를 꼬실 수 있다든지, 신체 능력이 엄청나게 향상 된다든지…”


“아, 소원이라는기 원하는 것을 말하는 거였구만! 임마, 이기 설명 디기 몬하네!”


“어? 어, 그럼 그럼.”


자기도 모르게 유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말이여. 내가 요즘 변비가 억수로 심한디 이것이 나을 수 있을랑가?”


“… 뭣? 변, 비?”


유령은 당황했다.


“아 그랗치. 지금도 요로코롬 한참을 앉아가꼬 세월이 뭐시기 하네~ 하믄서 앉아 있지 않응가”


“그러니까, 소원으로 …그 …변비가 낫도록 해 달라는 건가?”


“아 그랗치! 일단 내 소원은 내 변비가 낫는 것이랑께.”


“… 어… 저기, 그…“


”웜마? 니 시방 소원 이루어 준다고 앙캈나? 싸게싸게 안하고 뭐한당가? 얼라 임마, 사기 였능가?“


“아니, 잠깐…”


[마의 서]의 대변자로서 다양한 사람을 보아왔지만 이런 사람은 처음 이었다.


믿지 않기에 첫 번째 소원을 가볍게 시험을 한다던가, 자신의 욕망을 이루려는 소원들로 대다수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것 말고는 남을 위해서 소원을 이루려는 자도 있었다.


그리고 빌었던 소원은 무엇이든 이루어 줄 수 있는 만능의 능력. 이른바 신의 힘으로도 불리울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이다.


그런 능력을 지금 한 청년은 자신의 변비를 낫게 하려고 소원을 빌고 있다.


”저기, 이보게, 젊은이. 조금 더 스케일을 크게 키워보면 안될까? 그… 이렇게 말하는 것은 뭐하지만, [마의 서]와 계약한 자는 뭐든 할 수 있다구? 끊임 없는 부를 얻을 수도 있고, 모든 사람을 따르게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죽은 자를 되살릴 수도 있어!“


”아따, 이 머스마가 말길을 몬알아든네. 끊임이 없기는 무어가 끊임이 없나! 그런거 필요 없따 아이가! 내 똥떵이나 끊임 없이 퍼뜩 나오게 해뿌리라!“


”엥?“


유령이 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자 노벤은 지그시 눈을 감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얼라가 참말로. 내는 그런거 한~나도 필요 읎따.“


”아니, 좀 다시 생각을…“


”하따. 그 유령 머스마가 참말로 말 많네. 얼라야 니 머스마가 아이고 가스나 인기가?”


노벤은 한숨을 내쉬었고 유령 또한 한숨을 내쉰다.


”그라믄, 내 우짜믄 좋을찌 한번 생각 쫌 해보라.“


”그… 변비가 나으면 되는건가?“


”아 그랗치. 지금 필요한 건 그 한 가지 뿐이다. 니 자꾸 변비 무시하는기 같은디, 이제 보이께 이 얼라가 변비 걸려본 적이 없는거 아이가? 이기가 이래가꼬 참말고 거시기하게 고통스럽다 아이가.“


”아, 그럼 좀 더 규모만 키워 보자구…“


”아따, 거 참. 변비 쫌 낫게 해 달라는 소원의 규모가 뭐가 클게 있는디? 아니믄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변비 낫게 해주시오, 뭐시기 이런 소원 빌아뿔까? 아니믄 평생 변비 안 걸리게 해 달라면 그리 해줄란가?“


”아… 변비에서 벗어나질 못하네… 근데, 그런거 전부 가능하네.“


”오, 그게 참말이가? 그거 좋네.“


“그, 그러니깐 그런식으로 소원을 좀만 더 늘려보는게 좋다니깐.”


“아따, 니 뭐땀시 자꾸 소원 스케일이 작네 뭐네 하는긴데? 그리 뭐시기 거대한 똥떵이 맹글고 싶나?”


“하하…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좀 더 규모가 큰 소원을 비는게, 내 입장으론 좋다.”


유령은 식은땀을 뻘뻘 대면서 흐르는 땀을 감추지 못 했다.


“아따, 그라믄 좋다. 니 시방 뭐든지 가능하다 켔응께. 지금 내가 변비로 고생한다 아이가? 그라믄 내 응딩이 안아프게 이 똥떵이를 순간적으로 딱하고 변기로 이동 시킬 수도 있나?”


“…. 어, 스케일이 갑자기 달라지긴 했는데, 가능하다… 가급적이면 똥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시방 무신 소릴 하는기고, 내 응딩이는 지금 이 세상 모오든 고난과 핍박을 견디고 있는데. 아따 그 옌날 세상 모든 현자들도, 이 변비의 고통은 극복 몬했을 끼다!”


“어… 그럼 그 소원을 하는 걸로 하자. 조금 더 구체적으로…”


“구체적으로? 아따 니 유령, 디지기 전에 문꽈였나? 아따 참말로. 그라믄 귓구멍 열고 잘 들으라.“


”… 그래 잘 듣고 있어…“


“내 소원은… 음… 이기 머시기 구체적으로 할라까니 조까 힘이 드네,”


“… 천천히, 침착하게…”


“알긋다. 그럼 내 소원은 말이다. 내는 주변의 똥떵이를 느낄 수가 있는기다. 그리고 내는 이 똥떵이를 내가 원하는 곳으로 순간적으로 딱하고 이동 시킬 수 있는기다.“


“… 뭐?”


난생 처음, 아니, [마의 서]에 지금 한번도 기입이 된 적이 없는 카테고리 였다. 유령은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느꼈다.


”되는기가 안되는기가?“


”아…. 으음…. 그럼 그걸로…”


유령은 더 이상 흘릴 수 없는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며 알았다고 대답을 한다.


“그럼 노벤의 첫번째 소원은, 자신의 주변의 똥의 기력을 감지하고 그것을 원하는 장소로 순간이동 시키는 것. 이러면 됐나?”


“아 그랗치.”


“그… 자신의 주변이라는게 어느 정도?”


“으음, 한 100피트 (feet)? 정도 하는 되나?“ (※약 30m)


“어… 그럼 그 기운은 항상 느끼면 되나?”


“뭐 온오프 할 수 있는기가? 아, 그라믄 보너스로 온오프 기능 도 함 너어가꼬 해보라.”


노벤은 마치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면서 덤으로 추가 상품을 끼워 주는 것을 받는 것 처럼 말했다.


“아… 음, 그럼 다시, 노벤의 첫번째 소원은 자신의 주변 100feet 내에 있는 똥의 기력을 원할 때 감지하고 그것을, 원하는 장소로 순간이동 시킨다. 이걸로 됐나?”


“아 대충 그걸로 됐다. 그라믄 이제 가능한기가?“


”… 말하는 순간 이미 그 소원은 이루어 졌다.“


”그라믄 내가 그 똥떵이는 어떻게 느끼는긴데?“


”어… 딱히 조건을 넣지 않았으니 그냥 너가 원하는대로?“


”아 그란기가?“


노벤은 그렇게 이야기 하고 눈을 감고 무언가에 집중을 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그 불길한 기운을 감지 했다.


”오, 참말로 이게 그런기가? 뭔가 느껴진다.“


노벤은 무엇인가를 잡은 것 처럼 말한다.


“아, 이기가 처음 해보는 느낌이라 참말로 거기시 하구만.”


그러면서 노벤은 눈을 뜨고 주변을 살펴본다.

그리고는 하수구 쪽을 집중하더니 그 곳에 똥이 하나 생겨 났다.


“허얼…”


대변자로 살면서 많은 것을 보았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것은 처음 이었다. 충격에 빠진 유령은 이 상황을 더 이상 자신의 힘으로 타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엌ㅋㅋㅋㅋ 참말로 이게 되는기네.”


노벤은 변기에서 벌떡 일어 났다.


“아 근디, 목표는 저가 아니고 여기 변기 속 아이가?”


그렇게 말하면서 노벤은 등을 돌려 다시 그 똥을 보고 변기 속을 보더니, 잠시 후 바닥에 있던 똥이 변기 속으로 순간이동이 되었다.


그것을 본 노벤은 자신의 엉덩이 쪽에 손을 대고 잠시 만지더니,


“아따! 참말로 신기해뿌쌌네. 이기 대체 무슨 원리고?”


“원리가 아니다. 이것이 [마의 서]의 전지 전능한…. 아!!잠깐!!! 엉덩이 만진 손으로 [마의 서]를 만지지 마!!! 일단 손을 씻어!!!


“아따, 아따, 알았다. 똥떵이는 쪼끔도 손에 안 묻었는디. 거 걱정 말그레이.”


화장실 선반 위에 책을 올려 놓은 노벤은 손을 씻고서 수건으로 물기를 딱아 낸다.


그리고는 주변에 유령을 찾는다.


“아니 임마, 어딜간기가? 이 얼라가 지 좋을때만 나와서 이리 난리피고 도망간기가?”


다시 책을 들고 화장실을 나와서 그대로 방으로 들어간다.


앉아서 다시 책을 펼치니 주변이 다시 어두워지도 아까 그 유령이 나타났다.


”젊은이, 나는 [마의 서]를 펼쳤을 때만 볼 수 있다네.“


”아 그란기가? 이야, 근데 사기꾼은 아인갑다. 이기 참말로 신기하다 아이가? 내가 쫌 연습은 해야 하갔는디 그게 느껴진다 아이가. 똥떵이의 기운이.“


유령은 자꾸 똥떵이 소리에 기력이 빠져나간다.


”자꾸 더러운 똥 이야기는 그만 하자고…“


”근디 아까 내 똥떵이를 좀 봤는디, 이기 완전 돌떵이 같더라, 이게 돌떵이인지 똥떵이인지, 이러니 내 항문에 콱 막혀가꼬 내가 징하게 힘을 줘도 꿈쩍도 안한 이유가 다 있다 아이가“


유령은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마의 서는 각각의 이름이 붙어 있다. 세대가 지나고 새로운 마의 서가 나타날 때 마다 새로운 이름이 붙는다.


그 중 이쓰낸 레스큐. 현재 2번의 번호를 부여 받은 [마의 서] 대변자는 남을 헌신하는 자들을 주로 만났기에 그 호칭이 붙었다.


그렇지만 그는 난생 처음 이 사명을 부여 받고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배설물 관련된 소원은 처음이었기에, 아니 아마도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그냥 운이 안 좋았던 것 같다. 그렇기에 이 별종을 만나서 기겁을 하고 있다.


만일 신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를 보면 놀랄 것이다.


“와따 시원한거, 이거 꿈이 아니믄 내일 부터 화장실서 억지로 힘쓸 필요 읎갔구만”


덮여져 있는 [마의 서]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생각을 한다. 이번 계약자는 룰 조차 제대로 이해 못하는 바보이기에 오래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2022-11-03

마의 서 - 9 페이지 [사건 발단]

마의 서


9 페이지


13. 사건 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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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프리카 대륙에서 고대 유적으로 유명한 나라이다.

던치 코건은 박사의 유물학 팀과 함께 이 곳 북 아프리카 수단에 와 있다.

이 곳에 온 지 며칠, 그들은 한 유적지에서 유물 탐사를 위해서 과거의 유적지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조사를 하고 있었다.



그를 따르는 3명의 간부. 오른팔 역할의 블록, 재무 담당의 클리커, 그리고 공갈 협박 및 폭력을 담당하는 키닉스.

피신을 하기 위함이었으나 키닉스는 이 상황에 매우 불평을 토 했다.

키닉스 “아, 덥다. 시발. 아, 더워 시발. 미쳐버린 물은 또 왜 이렇게 미지근하냐? 아주 지랄 염병이야.”

수통의 조금 남아 있던 물을 입에 탈탈 털어 마시는 키닉스에게 주의를 주는 클리커.

클리커 “조금은 말 조심을 하는게 어때? 여긴 우리만 있는데 아니야. 더구나 이제 해가 떨어져서 온도가 곧 0도까지 떨어 질꺼야. 껴 입을 외투를 준비해.”

키닉스 “뭐? 어떤 개 또라이 시발 것 때문에 이 좆 같은 병신 지랄을 하면서 고생인데? 니 시발 새끼 지금 나한테 시비 거는…”

퍽! 

쿵 소리와 함께 키닉스가 날아간다. 크윽 소리를 내며 키닉스가 몸을 일으켜 추스른다.

그의 왼쪽 볼에는 블록의 커다란 주먹 자국이 남아 있다.

블록 “키닉스. 시끄럽다.”

중저음의 단호한 목소리가 키닉스를 위압한다.



키닉스 ”뭐? 이 미친 새끼가... 뒤지고 싶냐? 너부터 죽여버린다!“

블록 ”총 내놔.“

블록은 비스듬히 앉아 있는 키닉스에게 다다가 몸을 숙여 그의 멱살을 잡고 그의 안 주머니를 뒤적 거린다.

키닉스 “야! 시발! 저리 꺼져!”

블록은 키닉스의 욕설에도 불구하고 안 주머니의 피스톨을 꺼내서 자신의 뒷 허리 춤에 끼워 넣는다.

블록 “키닉스. 지금은 중요한 상황이다. 살고 싶으면 닥치고 찌그러져 있어.”

블록은 잡고 있는 키닉스를 밀쳐버린다. 그리고는 휙하고 몸을 돌려 반대편 걸어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코건 쪽으로 향한다.

클리커가 엎어져 있는 키닉스를 부축해 주며 외투를 걸쳐준다.

클릭커 ”것 봐라. 슬랭어 적당히 쓰라니깐. 그리고 온도 떨어지니깐 이거 입거라”

키닉스 “… 큭, 블록 저 시발 새끼는 반드시 나중에 죽인다.”

클리커 “후훗. 두고 보자는 놈 안 무섭다는 말 알고 있나?”

키닉스 “뭔데 그건?“

클릭커 ”속담이다.“

키닉스 ”시발, 알게 뭐야. 것 보다 클리커. 넌 대체 누구 편이야? 대답에 따라선 니 몸뚱아리가 두개로 분리 될 수도 있어!”


클리커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흔들 거리면서 어의가 없다는 듯 말한다.

클리커 “난, 돈을 주는 자의 부하일 뿐이다.”

키닉스 “흥, 그럼 잔소리 말고 찌그러져 있어”

키닉스는 몸을 일으켜 준 클리커를 뿌리친다. 허세를 부리고 싶어하는 키닉스의 모습을 처음 본 게 아닌 클리커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린다.

클리커 “네, 선생님. 잘 알겠습니다.”

키닉스는 기분이 더럽다는 듯이 가래 침을 바닥에 내 뱉는다.




한편 그것을 뒤 쪽에서 지켜보던 사람들. 바로 이번 유적 탐사에 왔던 박사 팀의 6명의 조수들이다.

그것을 조용히 지켜보던 조수들은 박사에게 성급히 다가가 말을 한다.

“아니 박사님, 지금 보셨어요?”

“그래 봤다만?”

“아니 근데 뭘 그렇게 멀쩡히 있을 수 있어요? 폭력이라구요! 총기도 들고 있었어요! 벌써 몇 번째예요?”

박사는 관심 없다는 듯 발 밑에 있는 유물 처럼 조이는 돌 조각을 붓으로 천천히 쓸어 내리고 있었다.

박사의 한가로운 모습에 조수들이 재촉하자 그제서야 박사는 입을 연다.

“이보게들, 코건이란 작자가 출발 전에 어떤 인물이었는지 몰랐다지만, 지금 와서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다네. 우리가 유물 조사를 위해서 팀을 꾸렸을 때 정부에서 빵 한 조각의 지원이 있었나? 모든 자금을 지원한 건 코건 일행이야. 더구나 그들이 여기서 조금 폭력적이고 거친 행동을 한다고 해도, 지금 우리에겐 아무런 피해가 없었고. 그리고 그들을 이제 와서 거부 한다고 하면 우린 누구에게 자금을 받아서 조사를 해야 하지?”

“그건…”

"어차피 그들은 몸을 피신하기 위한 거지, 유물 자체에는 관심이 없으니 나는 더할 나위 없이 불편할 것이 없다네."

박사의 말에 조수들은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그들도 냉정히 생각하면 충분히 알 수 있던 사실이다. 지금 아메리카 정부는 미래 개발 투자는 커녕, 우주 개발 조차 힘든 상황이며, 당연히 과거의 유물은 흥미의 대상 조차 아니다. 그것을 연구해 봤자 정부를 위한 자금 조달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 셋, 아니 특히 저 둘이 저렇게 엎치락 뒤치락 싸우는 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신경 끄고 우리는 하려던 조사만 하면 서로 윈윈 아닌가?”

“뭐, 그건 그러네요. 저 덩치 큰 놈이랑 입 더러운 놈 빼고 코건이란 대장놈과 기분 나쁘게 웃고 있는 놈은 그래도 깨진 항아리 앞에서 붓 칠은 하고 있는 편이니…“

유적지에서 발견되는 유물은 대부분 모래와 흙 속에 파 묻혀 있기 때문에 이것을 함부로 다루어 깨드리지 않고 파내기 위해선 세심하게 붓으로 흙을 조금씩 치워 내면서 그 것을 바닥에서 조심스럽게 파내야 한다.

굉장히 고생스럽고 오래 걸리는 노가다 작업이다.

날도 덥고 반복되는 지루한 작업에 사람들은 지쳐가고 있었다. 그나마 위안은 이제 밤이 되어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가고 있는 것이었다.




문제의 발생은 얼마 지나지 않고 였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지만 코건은 유적팀에 협조적으로 조용히 유적 발굴을 도와주고 있었고, 몇 몇의 물건을 파내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하나의 책을 파 묻힌 모래 속에서 발견했다.

돌이나 항아리 같은 재질이 아닌, 흙에 묻혀 있는 가죽 재질 같은 것이 처음에는 가죽 옷가지의 한 부분이라 생각을 했지만 파다 보니 이것이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코건이 책을 발견하자 그것을 보고 옆에 있던 조수들은 환호성을 쳤다.

"야 저거봐! 책이야! 유물이라고!"

“와! 저거 설마 게벨 바르칼이나 나파탄 관련된 책 아니야?”

그러던 중 한 여조수가 이야기 한다.

“아니 잠깐만 저 당시는 아무리 못해도 기원전 5세기 이전이야. 상식적으로 파피루스가 있어도 책이 있을 수가 없지…“

”그러네, 저건 좀 기이한데“

”혹시 나파탄 시절에도 책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그게 아니면 그 후 세대에 떨어트린 책일지도 몰라."

책은 붓으로 털어내면서 아직 완전히 파내진 못한 상태였지만 이것은 그들에게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다.



곧 이어 이야기를 듣고 건너편에서 박사가 넘어오고, 주변이 소란스럽자 조금 떨어져서 망을 보고 있던 블록, 건너편에서 대기 중이던 클리커와 키닉스도 이쪽으로 건너 왔다.

날이 어두워서 조명을 비추어 보았을 때는 틀림없는 책이라 박사가 판단한다. 

코건과 조수들은 그 책을 조심히 파내었고, 코건은 파 낸 책을 들고는 흙으로 뒤 덮인 표지 앞 뒤를 한 번 보고는 관심이 없다는 듯이 그 책을 박사에게 건네주었다.


박사는 그 책을 받아 보고 표면 가죽에 희미하지만 알아 볼 수 있는 그림을 발견하였다.

“사람이 2명이 서 있고, 4명은 누워 있어. 그리고 이건 뭐지? 찻잔 같은 유물인가? 앞 쪽에 거대한 무엇인가를 표현해서 그려놓았어…“

클리커 “박사님, 밑에 숫자가 써 있네요. 5라고”

클리커와 키닉스가 박사 뒤편으로 다가왔다. 박사는 그 얘기를 듣고 밑에 숫자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음… 그렇군, 대체 이건…”

키닉스 “뭔데? 보물 같은거 라도 찾은거야?”

코건과 그 옆에 서 있는 블록은 묵묵히 조수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었다.

박사는 일단은 책을 펼쳐 보기로 한다. 그는 [마의 서]의 중간 부분을 펼쳐 보았다. 박사가 보니 전혀 알 수 없는 처음 보는 문자들로만 구성이 되어 있었다.

“오… 오… 이건, 이건 새로운 발견이다. 전혀 처음 보는 문자들이야…!“

교수가 감탄하자 조수들도 환희에 차오른다.

”박사님, 그 책이 어느 시대의 책인지 알 수 없나요?“

”으음 글쎄, 혹시 책 앞 쪽에 목차나 저자 등이 써 있지 않으려나? 글자는 읽을 수 없지만…“

박사는 책의 페이지를 앞 뒤로 펄럭펄럭 넘기다가 맨 앞 쪽 첫 장 페이지를 열게 된다.

그리고 잠시 후...

”음… 이건… 뭐지? 글자가 영어로 바뀌었어?“

”…네??“

조수들이 박사의 말에 놀라게 된다. 누군가 마술이라도 부린 것 인가? 알지 못하는 글자가 영어로 바뀌었다고 했다.

”… 아니, 아니… 뭐지 이 괴상한 생물은… 말을 해… 말을 하고 있어!… 영어를 한다고!“

조수들이 보았을 때 박사는 이상한 소리를 하면서 앞에 허공을 가르키며 손가락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박사가 가르키는 허공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클리커 “음? 뭐지?”

키닉스 “시발, 저 영감 마약 중독으로 헛 것이 보이는 거 아냐?“

”박사님?”

조수들은 옆에서 박사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기 시작한다.

코건 또 한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박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뭐? 마의 서의 주인이 되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그런 말도 안되는…”

박사는 이상한 소리를 계속 하였고, 클리커는 흥미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

클리커 “무언가 재밌어 지는데…”

키닉스 “엉? 좆까라 해. 뭐가 재밌다는 거야. 그냥 처돌아버린거 아냐?”

블록 “키닉스 닥치고 있어.”

키닉스 “칫!”

“으음… 그래, 그럼 계약을 하도록 하지.”

그들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박사는 [마의 서]를 열고 [마의 서]의 대변자를 보았다. 그가 본 [마의 서]의 대변자가 어떤 모습인지는 그 만이 안다.
그리고 박사는 [마의 서]와 계약을 하였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그러한 일말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혀 뜬금 없는 행동이었다. 

모두들 숨 죽이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럼, 나의 첫번째 소원이다… 내가 믿어야 한다는 거지? 그럼, 그러면 나의 첫 번째 소원은… 여기, 이 곳… 그래, 여기 있는 유적지를 전부 황금으로 바꿔줘!“

조수들은 정말 박사가 미처버린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박사는 다시 말한다.

"그래, 여기 있는 유적지 안에 있는 물건, 돌, 모래. 이런 것들을 전부 황금으로 바꿔줘!"

그 말과 함께 어두운 하늘 아래 LED 작업 조명등 만이 비치고 있던 주면 일대가 눈 부시게 변화하게 되었다.

박사의 소원대로 유적지의 모래, 돌, 깨진 항아리, 작은 파편 등이 전부 황금으로 변해 있었다. 그것들은 LED 조명의 빛을 받아서 더욱 유난히 노랗게 반짝 거리고 있었다.

그 곳은 말라 비틀어진 잡초가 황금 모래 위에 자라 있는 기이한 현상이었다.



“세, 세상에… 전부, 전부 금이 되었어…!”

“이것 봐, 모래랑 돌이 전부 황금이야!!”

“이게 정말, 현실 인거지? 꿈이 아닌거지? 우린 이제 부자가 된거야!!!”

조수들은 서로 신이 나서 얼싸 안고 뛰었으며 금을 쥐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자도 있었다.

박사 또한 책을 덥고 돌아온 현실 속에서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을 확인 하고 책을 잡고 있는 두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것은 진정 자신이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것으로 이 [마의 서]가 진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때 눈치가 빠른 클리커가 이야기 한다.

클리커 “키닉스. 저건, 소원을 들어 주는 책인 것 같다. 원리는 모르겠지만…”

키닉스 “소원을… 들어 준다고?”

함께 사건을 지켜 보던 코건은 재빠르게 블록에게 손 짓을 한다.

코건도 그것이 매우 굉장한 물건이라는 것을 깨닫고 블록을 시켜 [마의 서]를 빼앗을 생각이었다.

블록이 박사에게 성큼 성큼 다가갔고, 박사는 그것을 보고 들고 있는 [마의 서]를 등 뒤로 숨긴다.

“아, 안돼… 이건 줄 수 없어!”

블록 “영감, 얌전히 내놓으시지!”

블록이 다가가며 박사를 겁을 주자 박사는 뒤로 슬금 슬금 물러난다.


그 순간이었다.

키닉스가 박사 등 뒤로 감추려 하는 책을 등 뒤에서 힘껏 잡아당겨 뺏어냈다.

박사는 깜빡 있고 있었다. 처음 부터 클리커와 키닉스가 자신의 등 뒤 쪽에 있었다는 것을…

박사는 손을 뻗어 책을 다시 뺏으려 했고, 키닉스가 빠르게 뒤쪽으로 돌아서 몸을 당겼다. 클리커 또한 박사가 다가오는 것을 손으로 박사의 얼굴을 짖 누르듯 저지한다.

블록 “잘 했다. 키닉스. 그 책을 코건 님께 넘겨 드려.”

블록이 왠 일로 키닉스를 칭찬하였고 코건도 뒤 쪽에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키닉스는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클리커 “이봐, 키닉스…?”

클리커가 자세히 보니 키닉스는 이미 책을 펼쳐 놓고 보고 있던 상태였다.

키닉스 ”아하… 그렇군… 시발, 진짜로 글자가 영어로 변했잖아!“

블록 ”이 자식이!“

블록은 키닉스의 행동을 보고서 그 것을 막으려 키닉스가 있는 쪽으로 내 달렸다.

클리커 “키닉스 이 바보 자식! 지금은 때가 아니야!”

키닉스 “나는 마의 서와 계약을 한다!”

그 소리와 함께 박사는 소리를 질렀다.

“안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그의 절규와 함께 박사의 몸이 얼굴 쪽 부터 연기로 타 들어 갔다. 그를 잡고 있던 클리커도 깜짝 놀라서 박사로 부터 몸을 떨어뜨린다. 블록 또한 달려가다 놀라서 박사 쪽을 보고 흠칫 거린다.

“박사니임!!!”

“꺄아아아악!!!”

좀 전까지 기뻐하던 조수들 또한 그 모습을 보고 놀라서 소리친다.

모두가 패닉에 빠졌고 그런 아비규환 상황에서 키닉스 만이 거침없이 행동을 진행한다.

키닉스 ”아니, 아직 나의 턴이다! 나의 첫 번째 소원이다. 내 목소리를 듣는 자는 나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다.“

블록과 코건을 그것을 듣고 놀라서 키닉스를 바라 본다.

클리커 또한 저 녀석이 사건을 터트렸다고 생각하고 멍하니 쳐다본다.

키닉스 ”뭐? 좀 더 구체적으로? 아, 시발! 적당히 그냥 처알아 먹으면 될 것을, 아 그래, 그럼. 내가 [명령이다] 라고 말하고 그 다음 내가 말한 소리를 들은 사람은 무조건 복종한다. 이것이 나의 첫번째 소원이다!”

키닉스의 외침과 함께 정적이 일어났다.
아무런 일도 일어 나지 않은 것인가? 조수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블록은 냅다 뛰어 키닉스가 들고 있던 책을 왼손으로 낚아 챈다.

그리고 그대로 오른손 풀 스윙으로 커다란 둔탁음과 함께 키닉스가 모랫바닥에 내팽겨 쳐진다.

키닉스 ”크학!“

못해도 10feet는 날아간거 아냐? 조수들은 미동도 움직이지 못하고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블록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 키닉스. 네 주제에 유분수지를 알아야지.“

쓰러진 키닉스를 흘겨본 블록은 책을 들고 코건에게 다가가 책을 건네 준다. 힘 겹게 몸을 일으킨 키닉스가 소리를 지른다.

키닉스 “블록! 이 시발 새끼가 진짜!!! 넌 뒤졌어!!!”

클리커 “어이, 키닉스!”



키닉스 “시발 또라이가! 아주 좆 돼 봐야 정신을 차리나! 명령이다! 블록! 당장 총으로 코건을 쏴 죽여!”

한 순간이었다.
그 소리와 함께 블록은 허리 춤에 있던 총을 빼 들고 코건의 미간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

“탕” 

화약음 한발 소리와 함께 코건은 미간에 구멍이 관통하고, 그의 피 몇 방울이 블록에게, 코건 주변 황금 흙 바닥 위에는 혈흔이 튄다.

조수들은 총 소리에 깜짝 놀라서 비명과 함께 자리를 벗어나려 한다.

블록은 총을 겨누고 선 상태로 순간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코건은 쓰러진 채 일어날 수 없었다.



클리커 “키닉스… 설마 진짜로 이루어 진거야? 너의 소원이?”

키닉스 “돌대가리도 아니고, 보면 알지 않냐? 그래, 나는 힘을 얻었어. 병신 같은 니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힘을!”

블록 “키닉스. 이 미친 자식이!!! 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어!!!”

블록은 화를 내면서 총구를 키닉스에게 돌렸다.

키닉스 “블록 명령이다. 그 총으로 자살해라.“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키닉스는 냉정하고 선명하게 한 마디를 내 뱉었고 블록이 방아쇠를 당기는 것보다 키닉스의 한마디가 빨랐다. 블록은 총구를 자신에게 돌려서 겨누고 자신의 머리를 쏴 버린다.

”탕“

두 번째 화약 소리와 함께 커다란 덩치의 블록이 쓰러진다. 조수들은 또 다시 비명을 내지르며 키닉스로 부터 떨어진다.

키닉스 ”머저리들! 명령이다. 빨리 다들 이쪽으로 모여!“

클리커를 포함하여 조수들은 천천히 그들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클리커는 이 사태를 믿을 수 없었다.

클리커 ”어이 키닉스… 우리도 죽일 셈이냐?“

키닉스는 코건 시체 쪽으로 걸어가 땅에 떨어진 [마의 서]를 줍는다. 그리고는 블록에게 다가가 그의 손에 쥐어진 자신의 총을 뺏으려 끙끙 거리다 발로 그의 손을 걷어차서 총을 날려버린다.

키닉스 ”아, 시발. 이 미친 돼지 새끼. 뭘 먹고 덩치만 커서 죽어서도 사람 피곤하게 만드네.“



그의 명령대로 키닉스 근처로 모인 조수들은 벌벌 떨고 있었다.

”사, 살려주세요.“

”우, 우린 아무 것도 잘 못한 게 없어요.“

키닉스는 주변을 한번 돌아 본다. 클리커와 남녀 그룹의 박사의 조수들 6명이 서 있었다.

키닉스 “클리커. 너가 저 병신같은 코건의 따른다면, 어쩔 수 없이 널 죽여야 겠지… 그리고, 거기 이 새끼들이 사이렌을 스프로 끓여 처 먹였나? 닥치고 가만히 있으면 목숨은 무사할꺼다.”

조수들은 숨 죽이고 키닉스의 이야기를 듣는다.

클리커 ”키닉스… 난 블록 처럼 쓸 때 없이 움직이지는 않아."

키닉스 ”흥, 클리커. 저 미친 블록이 지금까지 재수 없는 짓거리만 안 했으면, 죽이진 않았어. 병신 같이 일찍 죽는 놈은 다 이유가 있다.“

클리커 ”그럼 보스, 보스는 왜 죽인거냐?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란 말이다…!“

키닉스 ”뭐, 거지 같은 블록이 짜증나서 죽인건데… 어차피 코건은 끝이였어. 병신 같이 술수만 써대고 수사국에 추적이나 당하고, 나랑은 이미 갈 길이 달랐지.“

클리커 “키닉스… 너 뭔가 이상해… 좀 전과 완전 다른 사람이야…”

키닉스 “그래,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클리커 "뭐라고?"



키닉스 "조금 전 나는 느꼈어. 이 [마의 서]가 여기 모래, 돌덩이들을 금으로 바꾸는 순간. 영감의 소원을 이루어 준 그 순간. 내 시대가 왔다는 것을!”

“…”

조수들이 숨 죽이고 그 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소근거린다.

‘어쩌지?…’

‘몰라, 우린 이제 어떡해…’

키닉스 “좀 닥치고 있어 시발 새끼아! 눈깔이 찢어져서 내가 말하는게 안보이냐? 아, 그렇지. 일단 보험을 들어놔야 겠어.”

클리커 “보험?“

키닉스 ”우선 지금부터 첫 번째 명령이다. 너희는 이 [마의 서]를 집을 수 없어. 이건 나만의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명령이다. 오늘 여기서 일어난 진실을 누구에게도 말해선 안돼!“

클리커 ”… 키닉스, 넌 정말....“

클리커는 탐탁지 않다는 표정으로 키닉스를 노려 보았다. 평상시 그의 모습이 아니다. 누구보다 항상 저돌적이고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키닉스의 모습이 아니었다.


키닉스 ”오~ 시발, 클리커. 표정을 보아하니 불만이 많아 보이네? 근데 좆같을 테지만, 이를 어쩐다? 그러다 배신이라도 하면 곤란하지. 그러니 추가로 명령이다. 너희는 나를 공격할 수 없어.“

그 소리를 듣고 조수들은 불만이 있다는 듯이 작은 소리를 중얼거렸다.

”애당초 공격 같은건 하지도 않는데…“

”하아 저 양반, 우린 공부만 하다 괴롭힘 당하는 포지션인데 이제 와서 뭘…“

그 소리를 주어 듣고 키닉스가 가소롭다는 듯이 웃는다.

키닉스 “하핫, 그런가… 그래, 그렇다면 채찍이 아니라 당근이 필요하겠군. 안그래 머저리들? 이곳에 있는 금 덩어리들. 너네가 필요한 만큼 가져가라!”

그 소리와 함께 조수들의 안색이 밝아진다. 마치 방금 까지의 사람을 죽인 킬러의 입에서 나온 말 같지 않았다.

“오… 오오오!!”

“그게 정말이지?”

클리커 “… 나도?”

키닉스 “하핫! 그래 이 바보야! 평상시 좋은 대가리는 어따 달고 있는거냐? 블록이 죽으면서 좆을 너한테 던지고 뒤져서 상황이 이해가 안 되나? 난 너희에게 명령을 내릴 것이고, 내 부하가 된 너네들은 지금 그 정당한 보수를 받는거야!“

”에? 우리들이 부하…?”

“농담이지? 하하하…”

클리커는 잠시 과거를 떠 올린다.

사실 예전부터 자신과 키닉스는 단순한 빌런 역할이었다. 그것을 윗 대가리들이 대규모로 몰락하면서 운 좋게 코건에게 발탁 된 것. 그렇기 때문에 좋은 취급을 받고서 조직 간부 역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클리커는 자신들이 성장하는 시기는 인내와 함께 성장한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좋은 여건을 바라고 싶지만 우선은 구역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갖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기에, 항상 돈을 먼저 생각하는 클리커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이상적으로 바라 보았다.

마피아란, 단순히 돈만이 아니라 지위도 함께 필요 했기 때문에.

그렇다. 지금까지는,

그것을 전례를 파괴하듯, 뜬금 없는 키닉스의 행동이 모든 것을 파괴해 버렸다. 

어떻게 해야하나… 클리커는 수사국에 쫓길 당시보다 더욱 고민하고 있다.

현재의 현실로만 본다면 우선은 그를 따를 수 밖에 없다. 그 명령이란 말을 들으면 자기도 모르게 행하게 된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본능적으로. 방금도 자기가 그의 말을 따른 것 처럼.

키닉스는 잠시 바닥을 훑어 본다. 조금 멀리 코건의 시체가 보인다. 바로 앞에 있는 블록의 시체도 보인다.

박사는 어떻게 대체 어떻게 된 건지 모르지만 아마 불타서 사라진 것 같아 보인다.

이 일련의 사건으로 클리커는 많은 것을 잃었다. 그렇지만 우울해 할 수 없었다. 바닥에는 조명에 비춰 번쩍이는 황금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변해버린 키닉스. 그렇지만 저 키닉스의 힘이 절대적인 것이라면, 나 뿐만이 아니라 정말 사람들 모두가 그의 말대로 움직인다면?

복권 사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클리커이지만, 이 것은 어쩔 수 없이 강매하게 된 목숨을 담보로 반대로 성공한다면 여기 있는 거액과 앞으로 얻게 될지도 모르는 권력.

우선은 키닉스를 믿고 따라야겠다고 생각했다.




클리커 “… 우선은 너의 명령에 따르겠다.”

조수들은 불안감을 느끼긴 했지만 명령이라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 하면서 새삼 바닥에 넘치는 금 들을 보고 즐거운 생각에 빠진다.

“그런데 이 금 들을 어떻게 하지?”

키닉스 “병신들아. 여기 있는 건 전부 너네가 주인이다. 나머진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 머저리들.”

키닉스가 지금 이 넓은 땅에 있는 황금 들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클리커는 눈치챘다. 키닉스가 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지만, 그는 딱히 이전부터 돈으로 움직이는 놈은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오히려 키닉스는 이전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로 원했던 것은 그가 누구에게나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지위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한 클리커는 일단 여기 있는 금을 어떻게 옮길 것인지 생각하기로 한다.

적어도 밀이나 옥수수를 재배할 만한 농경지 만큼의 땅은 되어 보이는데, 그 땅이 전부 금으로 뒤 덮여진 상태였고, 조수들 몇 몇은 어느 금덩이 돌이 더 큰지 비교를 하며 그 것을 안 주머니와 속 주머니, 가방에 담기 시작한다.

한 여성 조수는 울음을 터트려 버렸고, 다른 여성이 그 여성을 다독이고 있었다.

그런 중에서 키닉스에 눈에 집중 되는 하나의 조수. 무언가 핸드폰에 입력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키닉스 “야, 이 시발것아. 뭘 그렇게 열심히 쳐다보고 있냐? 사태가 눈깔에 안 들어와?”

그 남자에게 다가서 키닉스가 거침없이 이야기를 꺼낸다.

“아, 아니 이건 그… 뭐냐, 업무 상, 전송할 메일이, 있어서… 하하하…”

클리커 “이 주변은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 전파가 안 터질텐데?”

어느 정도 사태를 자신 안에서 정리하고 마음을 다진 클릭커도 이 남자가 신경이 쓰였는지 다가오며 말했다.

“아, 아니 돌아가서 보낼 메일이야, 우, 우선 중요한 일이라 전문을 저장 해 두는 거지, 아, 하하하…”

키닉스 “그래? 그럼 한번 보여줘 봐. 얼마나 거지 같은 업무 길래, 여기서 저장을 해야한다고 지랄이야.”

남자는 서둘러 초기 화면으로 돌아가서 핸드폰에 아무 것도 없는 것 처럼 한다.

키닉스 “뭐냐? 야 이 시발 미친 새끼야.비밀번호가 쳐 걸려있잖아! 앙?”

클리커 “수상한 행동을 자꾸 하는 것 같군”

“아, 아니…. 그게, 그러니까…”

키닉스 “아, 시발, 아니다. 됐다. 그건 됐고, 저기 바닥에 뒹구는 돼지 시체 2마리 일단 치워버려. 불 태우든 땅에 묻든. 저렇게 뒹구는 꼬라지 쳐보기도 싫다.”

“아, 그… 그래야지… 하, 하하….”

남자는 멋쩍은 웃음과 함께 서둘러 그 시체 쪽으로 향한다. 금덩이를 줍고 있던 동료 조수들을 불러서 시체를 들어서 바깥으로 치우기 시작한다.

키닉스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 클리커에게 말을 건다.

키닉스 “야, 클리커. 저 새끼 잘 주시해. 그냥 느낌인데, 아마 시발, 일 한번 좆 터지게 크게 터트릴 것 같다.“

클리커 ”아, 그래…”

키닉스가 말하지 않더라도 클리커는 조수들을 용의주도하게 감시할 생각이었다. 자신은 이미 키닉스의 배에 탔다. 그 배는 투명해서 보이지 않는다. 유리 배인지 광학미채 스텔스 위장 능력을 가진 배인지, 전자라면 쪽박이지만, 후자라면 세계의 패권을 가져 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것은 은밀히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시작해야 할 것. 그렇기에 평상시 별 생각이 없는 키닉스도 저 [마의 서]에 명령을 써가면서 경계 레벨을 올리는 것이다. 만일 이 일이 크게 번지면 우리에게 불리해 진다. 그렇게 간단히 지금 막 올라탄 배가 침몰 되게 놔둘 수는 없었다.

그들은 일반인이고 이 곳에서 원하든 원치 않든 살인이 벌어졌다. 살인 사건으로 외부에 이 일을 발설 하면 본국의 수사국은 그렇다 치더라도, 정보국과 현지의 경찰들과 움직이게 되어 골치 아파지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용의주도하게 그 들을 감시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우려 하던대로 남자는 이 상황의 긴박함을 알고 있었다.

‘금덩이에 눈이 먼 바보 같은 자식들! 여자들도 패닉 상태라 냉정히 수습할 수 없어!’

남자는 키닉스와 클리커의 눈치를 보면서 자신의 핸드폰을 살펴본다.

’그래 말 그대로 이 지역 일대는 전파도 잡히지 않고, 통신망 전파탑도 잡히지 않지… 하지만 이번 일정에 혹시 몰라서 위성 로밍을 신청했기 때문에, 좀 느리더라도 연락을 주고 받을 수는 있지.‘

남자는 이미 자신이 아는 사람들 몇 몇에게 급히 연락을 남겼고, 그 것을 확인하고 있었다.

’오, 좋아… 이 한국에 있던 Mr.Lee가 이집트 지역에 출장을 와 있군… 급하게 내 비행기 티켓도 예매해 달라고 하자.‘

그는 우선 아메리카로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이 순간에서 벗어나면 어떻게든 될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를 감시하던 것도 잠시, 조수들은 클리커에게 이 금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묻는다.

클리커는 밤이 늦었으니 내일 아침에 공사용 트럭을 대여하자고 하고 다들 그 곳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서 클리커가 근처로 트럭 기사를 부르려 했지만 역시나 전화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럼 어쩔 수 없지만 지금 타고 온 차량 중 하나를 가지고 가서 근처 마을까지 가지요.”

유물팀은 총 3대의 사막용 지프를 빌려서 이 곳으로 왔다. 차를 대여한 렌트점에서 더 큰 차량을 빌릴 생각이었다.
조수들이 이야기를 했고, 클리커는 그에 응해 차를 탈 준비를 한다.

출발하려는 클리커를 잡고 키닉스가 얼굴을 가까이 하여 귓속말을 한다.

키닉스 ”혹시 어제 그 새끼가 같이 간다고 하면 시발, 그 새끼를 반드시 차에 태워, 그 새끼는 반드시 도망을 갈 거야.“

클리커는 고개를 끄덕이고 같이 갈 조수 몇 명을 필요로 하자, 절반이 손을 들었다. 그리고 그 남자도 마찬가지 였다.

클리커는 그들을 태우고 마을로 향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사내는 폰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자신의 비행기 스케쥴을 확인한다.

‘오늘 저녁에 귀국한다고? 이런 시간이 빠듯해… 아무리 옆 나라 라지만 수단에서 이집트 까지는 시간이 한참 걸려…‘

남자는 식은 땀을 흘리며 긴장하 듯 속으로 중얼거린다.

'그래, 그럼 차량으로 국경까지 이동해서 그곳에서 마그넷 트레인을 타고 가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이집트에 있는 것은 구세대이고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어제 챙겨둔 금이 좀 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조수석에 앉아 있던 클리커는 슬쩍 고개를 돌려 그 남자의 상태를 지켜 본다. 남자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이것 저것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마을에 도착한 후, 클리커와 조수 한명이 차를 렌트하기 위해서 사무실로 향했다.

남자 둘이서 차에 남아 있던 중 조수 한 명이 말을 한다.

“왜 이렇게 긴장을 하고 있어? 난 잠깐 화장실 갔다 온다.”

“어, 그래…”

조수가 차에서 내리자 그는 이것이 뜻 밖에 찬스라고 생각했다.

'지금이 기회야. 아니 지금 밖에 없어!'

남자는 그대로 운전석으로 갈아타고 시동을 걸어 전속력으로 렌트점을 탈출 한다.

갑작스런 엔진 시동음에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서 문을 열고 그것을 확인한다.

클리커 “하아… 역시 저질러 버렸군.”

그러면서 클리커는 자신의 핸드폰을 열어서 문자를 보낸다.

클리커 ”머저리 같은 놈. 위성 로밍을 쓰는 사람은 너 뿐만이 아니야. 우리 처럼 수사국과 정부에게 쫓기는 입장에선 정보가 매우 중요하지. 그것도 해외를 쉽게 경유할 수 있는.“




유적지에 있던 키닉스에 핸드폰에서 발신음이 들린다.

키닉스 ”야, 명령이다. 니들은 여기서 밥이나 처먹으면서 클리커가 돌아 올 때 까지 기다려.“

키닉스는 클리커로 부터 위성 로밍 문자를 받고 조수들에게 말을 건넨 뒤 곧장 남은 지프 두 대 중 한 대를 타고 출발을 한다.



그러고는 위성 로밍으로 GPS기능의 네비게이션을 작동 시킨다.

키닉스 “클리커 이 새끼. 언제 차량에다가 GPS를 부착시켜 놓은거야? 행동하는거 보면 좀 지랄 같은데 찾는데 문제는 없을 것 같네.”

그대로 지도를 보면서 몇 시간 정도 차량을 따라 가보니 수단 국경을 넘어서 이집트로 향하고 있는 것이었다.

키닉스에겐 약간 돌발의 사태였다.

국경 감시원이 이집트 말로 무어라 하면서 키닉스의 차 앞 길을 막아 선다. 차 창문을 내리고 키닉스가 대화를 시도한다.

키닉스 “헤이 가이즈(hey Gays), 영어 말할 줄 몰라?”

그 말을 듣고 한 이집트 국경 감시원이 키닉스에게 말한다.

“no, nonono english. Give me a money. no money, no pass.”

키닉스 ”아나 시발 것들이 하는 꼬라지 하고는…“

안 주머니에 있던 금이 된 작은 돌덩이 하나를 꺼내 국경 감시원에게 던져 준다.

그걸 받은 국경 감시원 손 짓을 하자 차 앞을 막고 있던 다른 국경 감시원이 길을 비킨다.

키닉스 ”몇 개 들고 와서 다행이네. 아니 근데, 이 시발 것들이 바빠 뒤지겠는데 길 막고 지랄이야. 시발 것들이 뒤져봐야 정신 차리나.“

키닉스는 화를 내며 뭐라 하지만, 국경 감시원은 그것을 알아 듣지 못한다. 다만 키닉스가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 그 도 화를 내며 총구를 들이 내밀며 무어라 지껄이기 시작한다.

키닉스 ”아니 시발 어디서 총구를 들이 밀어대. 이런 씹쌔끼. 명령이다. 넌 총으로 자살해라.“

화가 난 키닉스는 국경 감시원에게 명령을 내렸지만 아무런 일이 나지 않았다.

국경 감시원들도 무슨 말 인지를 못 알아 먹고 계속 그를 겨누며 지껄이고 있었다.

키닉스 ”아 시발 모르겠다. 그냥 시발, 이거나 먹어라. 영어 못하면 명령도 안 먹히는 거냐고!”

키닉스는 안 주머니에서 금 돌멩이 하나를 더 꺼내서 창 밖으로 휙 하고 던진다.

한 국경 감시원은 그걸 주으로 달려갔고, 총구를 겨누던 국경 감시원이 총을 내려 놓는다. 그것을 본 키닉스는 다시 차를 출발 시킨다.

키닉스 “아 이런 미친, 시간 겁나 끌어서 이게 뭔 개고생이야.”

한참 달리다 한 마을이 보여서 그곳에서 빵과 음료를 구매해서 끼니를 달래고 다시 차에 탑승한다. 차량을 급하게 추적하여 차가 멈춘 곳에 도착한다.




그 곳은 마그넷 트레인을 탈 수 있는 기차역이었다.

키닉스 " 아니 시발새끼가. 차 버리고 도망갔네."

키닉스는 클리커에게 남자가 차를 버리고 도망갔다고 문자를 보내었고, 클리커는 아마 그는 빠져나가기 위해 공항으로 갔을 것이라 말한다.

오호라 비행기로 도주할 생각이로군. 키닉스도 마그넷 트레인을 타고서 그대로 곧 장 공항으로 향했다. 이미 점심을 한 참 지나고 해가 떨어질 쯤에 그는 공항에 도착을 했다.

키닉스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안내소로 향한다. 안내소에서 키닉스를 맞이하는 여성 직원이 있었다.

키닉스 “영어 할 줄 아나?”

“네 물론입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키닉스 “찾는 남자가 한 명 있어. CCTV를 확인하고 싶다.”

“저기, 죄송하지만 이름이나 비행기 티켓을 알아야 확인이 가능합니다. 일반 승객은 CCTV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키닉스 “아, 시발년이 뭔 말이 이리 많아! 하라면 할 것이지! 명령이다. 나를 CCTV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

“네, 알겠습니다.“

그녀는 마인드 컨트롤 당한 것 처럼 키닉스를 데리고 안쪽 보안실로 데려간다. 중간에 요원들이 키닉스를 막아 섰지만, 영어가 가능한 보안 요원들에게 명령을 내려서 제지를 무시하고 보안실로 그대로 들어간다.

키닉스 "역시 영어를 알아 들어야 명령이 먹힌다는 거군. 시발 소원 좀 쉽게 이루어 주면 안되나! 아주 지랄이야."

키닉스가 안내원을 따가 보안실로 들어가자 안에 있던 요원들이 당황한다.

“뭐야, 일반인은 이 곳에 들어 올 수 없어! 당장 나가!”

키닉스 ”명령이다. 닥치고 내 말을 들어라. 난 찾을 사람이 있어.“

”네, 누구를 찾으십니까?“

요원들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 진다. 그는 CCTV를 요원들과 확인하여 그 조수 남자를 찾았다.

그리고 약 1시간 정도 찾다가 그 남자를 CCTV로 확인을 한다.

키닉스 ”좋아 찾았다. 지금 들어가는 저 게이트, 이륙 예정 비행기 편 확인해!”

보안 요원들이 컴퓨터를 통해서 비행기 일정을 확인한다.

“저 라인은 오늘 20분 뒤 한국으로 떠날 예정인 비행기 뿐입니다.”

키닉스 “뭐라고? 아니 시발 시간이 없잖아!! 명령이다! 빨리 저 비행기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키닉스는 요원들과 급하게 보안실에서 뛰쳐 나간다.






남자는 다행히도 비행기 안에 착석을 하였다. 그의 옆에는 Mr.Lee 라는 남자가 먼저 착석 해 있었다.

”휴, 고맙네. 덕분에 무사히 뜰 수 있었어.”

“아니 뭐, 나중에 비행기 값이나 제대로 지불하라구.”

“아, 당연히 그래야지.“

남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주머니에 있던 금 덩이 하나를 Mr.Lee에게 건네 준다.

"아니, 이게 뭐야? 아까 검사하면서 이걸 들고 탔다고?"

"내 말 좀 들어 보라니까."

그렇게 남자는 유적지에서 금을 가지고 왔다는 이야기를 Mr.Lee와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그 것도 잠시, 기장의 안내 방송으로 비행기가 곧 이륙한다고 아나운스가 방송된다.

“오, 드디어 출발하는가!”

남자는 식은땀을 흘린 채로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근데, 대체 무슨 일로 이렇게 급하게 비행기를 타는 거야?”

“아니, 그러니깐 아까 이어지는 내용인데...”

그러나 남자는 말로서 이야기를 전할 수 없었다. 키닉스의 명령으로 어제 밤의 일이 입에서 나오지 않는 것이 었다.

불편하지만 남자는 핸드폰에 문자를 입력하여 사건의 일말을 Mr.Lee에게 보여주었다.

그렇게 모든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

그 이야기는 타인이 들어보았을 때 너무 황당하고 허무맹랑한 거짓말도 같은 이야기 였다.

“그걸… 지금 믿으라고 하는 이야기인가?”

“진짜라니깐. 이 금이 그 증거라고. 일단 중요한 건 빨리 이 곳에서 벗어 나야 해. 비행기가 도착하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리지?”

“그렇군, 어디보자… 약 12시간 정도가 걸릴 예정이야.”

“일단 그 놈에게 벗어난 것 같으니, 난 한숨 자도록 하지. 어제 그 놈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어.”

“그래”



고요한 비행기 안에서 두 남자는 깊은 잠에 빠졌다. 그들이 잠든 사이에 비행기는 아시아 대륙을 넘어가고 있었다.


잠들어 있는 둘을 깨어 있는 것은 스튜어디스 였다.

“저기, 손님… 일어나세요…”

남자 조수는 잠이 깨어 눈을 비비며 승무원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스튜어디스는 울상으로 이 쪽을 보고 있었으며 그녀의 손에는 폰이 들려 있었다.

통화 중인 것처럼 보인 핸드폰에서는 소리가 흘러 나온다.

“여어, 도망자 새끼, 시발아, 비행기에서 자는 마지막 잠은 아주 꿀맛이었지?”

그 목소리를 들은 남자는 그 목소리의 주인을 기억하고 있다. 키닉스!

“아, 아니… 대체 어떻게…”

키닉스 “아니 시발 내가 말했지? 내 밑에서 말 만 잘 따르면 별 일 없었을 텐데… 보아하니 이미 정보를 누설 한 것 같군.”

“아, 안돼, 이럴리가 없어…. 이건 말도 안돼!”

그가 허둥대자, 주변의 승객들이 그를 쳐다본다. Mr.Lee 또한 잠결에 남자에게 무슨 일이냐며 물어보았고, 스튜어디스는 결국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떨군다.

키닉스 “킥킥. 어쩐다? 내 똥꼬를 따르는 놈들 때문이라도 본보기를 보여야 하고. 그런데 그 본보기 때문에 그 비행기 안에 있는 사람들이 전멸하는 것도 조금 안타까워.”

“너… 너, 대체 무슨 짓을…”

키닉스 “별거 아니야. 병신아. 곧 그 비행기는 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그렇지만 활주로에서 무사히 착륙하지 못할 것이야.”

“아, 안돼… 안돼!”

키닉스 ”스튜어디스, 명령이다. 조종실에 있는 기장에게 가라.“

스튜어디스는 울면서 그곳으로 향했다.

”이자식! 안돼!“

남자는 놀라서 벨트를 풀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 스튜어디스를 따라 다급히 뛰면서 조종실로 향한다.

하지만 이미 스튜어디스가 들어간 조종실은 이미 문이 닫혀 있었다. 남자는 문을 쿵쿵 거리며 소리친다.

”안돼! 이야기를 듣지마! 멈춰!!!”

남자은 표정을 일그러트리면서 조종실을 향해 소리를 지르지만, 그의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았다.

소리지르며 문을 소란을 피우는 승객들이 무슨일인지 그를 쳐다보았고, 다른 스튜어디스들이 와서 그를 말리려 했다.


그것도 잠시, 갑자기 비행기는 공항 활주로를 향해 곤두박질 친다.

공항 관제탑에서는 난리가 났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떨리는 기장의 마지막 송신은 '난기류로 인하여 제어가 정상적이지 않다' 였다.

그대로 비행기 선체는 바닥에 수직으로 내리 꼽아,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잿구름에 함께 불타 올라 하늘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