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2

마의 서 - 5 페이지 [수사국]

 마의 서


5페이지 


 9. 수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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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6 삑

빨간 숫자의 테이블 전자 시계의 시간이 가리킨 시간이다.


 이곳 사무실 내 외에선 타다닥 거리는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복도에는 오고 가는 수 많음 사람들.

넥타이 없는 흰 셔츠 차림을 한 남자가 사무 책상에 앉아서 2개의 모니터 중 왼쪽을 뚫어지게 보고 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오른 손으로 내리며 재떨이 위에서 담뱃재를 툭툭 털어서 친다.

재떨이엔 7,8 가치의 꽁초가 올려져 있다. 


 바깥과는 다르게 이 남자의 사무실에는 조용히 담배 연기 한줄기가 천장으로 오르고 있었고, 연기는 천장 쪽에 자욱히 모여 있었다. 천장에는 화재 경보기가 달려 있었지만, 그 화재 경보기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 14:24 삑


 그러다 똑똑 소리가 나자 남자는 유리문 쪽을 바라 본다. 전면 유리문 너머에는 배불뚝이 중년 남성이 서 있었다.

그가 들어오란 말도 꺼내지 않은 상황에 중년 남성은 거칠게 문을 열고 들어 온다.


“빌드래건, 던치 코건 건은 어떻게 되었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중년 남성은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 자기 입에 물고 불을 태우며 뒷발로 문을 쿵 하고 닫는다.


“국장님, 몇 번 이야기 한 것 같은데, 이 곳은 흡연실이 아니에요.”


빌드래건이 이야기 하자 국장은 빌드래건에 오른손에 눈길을 한번 준다. 그의 오른손에 있는 담배 연기가 힘 없이 마우스를 잡고 있었다.


“여긴 제 부실이지 않습니까?”


“깐깐하긴, 그것보다 묻는 것에 대답이나 해.”


“던치 코건은 이미 해외로 떠버렸습니다. 제 손아귀에서 벗어나버렸어요. 이미 제 부하에게 이야기 해서 정보국을 통해 해외 연계로 넘어 갔을 겁니다.”


“이런 멍청이!” 그걸 놓치면 어떻게 하나! 그놈은 우리가 잡았어야 했어!”


국장은 검지와 중지로 담배를 쥐고 있었지만 재주 좋게 두번째 담배를 꺼내어 중지와 약지 사이에 끼워 넣고 불을 피운다.


“그래봐야 코건은 아무리 뒤를 캐봐도 허브볼을 중간 경유하는 것이지 실질적인 공급처가 아니잖아요?”


“그 놈이라도 잡아야 어떻게 하든 말든 할 것이 아니야!”


국장은 불쾌 하다는 듯 주먹으로 테이블응 쿵 치며 말한다.


“와우, 국장님 테이블 부셔뜨리겠네”


국정은 두 담배를 깊숙이 들이켜 마신 후 뻐끔거리며 담배 연기를 연달아 내 피운다.


“보고서에 올린대로, 코건의 집에서 유물학과 관련된 책과 장비를 몇 확인 했습니다. 아마도 이탈리아를 경유해서 어디론가 고고학 관련 직업으로 해서 빠져 나간 것 같아요. 그런데 다행히 그를 경유로 해서 실질적으로 허브볼을 시중에 뿌리는 놈들의 단서를 몇 확보 했죠.”


“뭣? 정말인가? 그걸 먼저 이야기 하라고! 보고서 어디로 올렸어?!”


“제가 일은 순차적으로, 이야기도 시간적 전개로 진행하는 걸 좋아하는 걸 아시면서… 보고서는 공동 메일 참조로 오전에 올렸습니다.”


“참 답답하다니깐, 이런 중요한건 크로노 메일로 보내라고!”


국장은 핸드폰을 꺼내 뒤적거린다. 사무 관련 메일에는 미 열람된 메일이 약 40여건이 있었다.


“이걸 일일이 언제 다 봐?”


“계속 하자면 딜러들로 추정되는 자들에게 이미 부하들은 벌써 보내놨습니다. 보아하니 대학생들도 몇 끼여져 있더군요.”


“학생들 마저 허브볼을 판매한다는 말인가…! 부하로 누구 보냈어?”


“드리프트가 대장입니다.”


 국장은 사납게 인상을 찌푸린다. 미간의 주름이 매그니튜드 8.0과 견줄 정도였다.


“어쨌든 그 건은 이미 부하들을 배치했으니 시간을 기다려 봅시다. 그런데 이번에 또 흥미로운게 하나 잡혔는데요.”


좁은 개인 사무실 위로 점차 자욱히 쌓여가는 담배 연기 구름들을 흘겨보며 무관심한 듯 국장은 말을 한다.


“흥미로운거? 애당초 내 입장에선 지금 그렇게도 중요한 던치 코건에 집중하지 않는 자네가 흥미로워! 세상에 그럼에도 수사비랑 월급은 꼬박꼬박 받아간단 말이지!”


빌드래건은 새삼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뭐 항상 그래왔던 일이지 않습니까? 우선은 들어 보시죠. 약 1주일 전에 한 남자가 웨이브스 뱅크에 방문 했다고 합니다. 그날 처음 계좌를 개설한 그 남자는 하드 케이스 2개에 돈을 담아 왔죠.”


“그래서?”


“그 케이스에는 각각 $1 지폐로 총 $7,500, 두 케이스 합쳐서 $15,000 어치의 돈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개설한 통장에 입금을 했죠.”


“$15,000? 확실히 엄청난 고액이긴 한데… 전부 $1 지폐라고? 뭔가 조금 걸리는것 같긴 하군”


국장은 사무 책상 위에 엉덩이를 걸쳐서 두 담배를 다시 입에 갖다 대었다.


“그 때 직원은 그 중년의 옷 차림 등을 보아하니, 시골에서 현금을 많이 가져온 듯 한 인상이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3일 뒤 다시 동일한 하드 케이스 2개에 $15,000 를 입금하려 가져온 것이죠.”


“음… 3일 만에 $15,000 를 재 입금한다라… 돈이 그만큼 많이 어디선가 흘러 들어온다는 말인가?”


“마약 관련이나 허브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웨이브스 은행 직원은 이쪽 수사국으로 연락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 후임은 즉시 사람을 보내서 지폐부터 조사했지요.”


“그래서?”


“우선 지폐는 임의로 약 100장 정도 뽑아서 조폐국에 위조 감정 의뢰를 했습니다. 웨이브스 은행에서도 독자적으로 위조 감정을 했으나 위조 문제는 없었습니다. 조폐국에서는 코드를 확인하여 발행된 날짜 까지 상세히 확인할 수 있었죠. 전혀 문제가 없는 깨끗한 돈입니다.”


“그리고?”


“후임도 수사국 정밀기계를 통해서 마약상 관련 특수 약품이 묻어 있거나 허브볼 관련 추출물이 발견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정밀 조사와 지폐에 묻어있는 지문 조사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특수 약품이나 마약 관련된 약품 등은 검출되지 않았고, 지문 또한 불특정 다수의 지문이었으며, 현재 허브볼이나 마약 관련으로 수배된 용의자들의 지문과 일치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후….”


깊게 들어마신 담배 연시를 내 뿜고 한박다 쉰 국정은 말한다.


“아니 그럼 뭐가 흥미롭다는 거야! 그냥 어디선가 돈 많이 벌어온 중년 남성을 의심했다는 말이잖아!”


“맞습니다. 후임이 캐치한 부분까지는요. 저도 재미 삼아 잠시 좀 더 조사를 해보았습니다만, 남성의 이름은 스킬러. 정식 등록된 이름은 마이클 체스 스킬러. 웨이브스 은행에 등록한 이름은 체스 스킬러. 마이클 체스 스킬러는 과거 약 15년 전에 아내와 이혼 소송을 한 이력이 있고, 법정 패소 후 양육권과 재산을 아내 쪽에 빼앗긴 이력이 있습니다.”


“15년전?”


“그리고 그가 며칠 전 은행에 계좌를 신설하고 입금을 하기 전까지 온라인 상이나 은행 상으로는 한번도 상거래를 하지 않았지요.”


“그렇다면 15년간 어디선가 돈을 벌고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그 건에 관해선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러다가 혹시 몰러 다른 은행을 조사하다 보니 재밌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재밌는 일이란?”


“해당 사건이 있었던 웨이브스 은행 DT지역 HR지점을 포함했던 주변 은행으로 부터 동일하게 그가 전날과 동일한 날 은행 계좌를 새로 신설했다는 것을 확인했지요. 물론 다른 은행에선 수사 의뢰는 없었습니다.”


“처음 웨이브스 은행에 들렸던 날과 그 전날에 말이군. 몇 군데에 계좌를 신설했다는 것은 대포 통장이 필요한 것인가?”


“아직 조사 중입니다만, 웨이브스 은행은 개인 정보를 수사국에 보내어 자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은행들은 협조를 거부 했지만요. 입금 당일부터 카드를 사용해서 현금을 쓰고 있었고, 대부분 온라인 쇼핑 등으로 구매한 이력을 확인했습니다. 그래봐야 입금한 금액의 일부분일 뿐이죠. 그리고 타 은행 협조는 얻지 못 했지만, 9군데 은행에서 그가 동일한 하드 케이스 2개를 들고 들어가서 계좌를 신설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9군데의 은행? 설마 DT지역 은행 전부 들어간건가?”


“DT지역 HR근처에는 외국계 은행을 포함해서 전부 12개의 각기 다른 은행이 있습니다.”


“그렇군… 우선은 추측으론 그 자가 다른 은행 들에도 최소 $15,000을 입금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군!”


“그렇습니다. 10군데로 치면 $150,000. 어마 무시한 금액이죠. 이 금액을 약 3일에 걸쳐서 각 은행을 돌면서 입금한 것 같습니다.”


“마약 관계자가 아니라면 대체 어디서 그런 큰 돈이 나오는 거지? 설마… 빌드래건! 이자는 혹시 던치 코건의 자금 담당인가?!”


무언가를 생각하던 국장이 놀란 얼굴을 빌드래건에 갖다 대면서 성급이 외친다.


눈부신 국장의 빛나는 두광에 눈으 부신 빌드래건은 살짝 몸을 뒤로 뺀다.


“진정하시죠 국장님. 애당초 웨이브스 은행에서 수사를 의뢰해서 그들이 가진 정보까진 입수 했지만, 아직 그 외에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거 어떤 자인지. 그리고 코건과 연결 점이 있는지도.”


국정은 담배를 들고 있던 손으로 턱을 비비면서 말한다.


“흐흠… 확실히 던치 코건과 연관이 있다거나 범죄 쪽 관련이 있다면 바로 수사를 나서겠지만…”


빌드래건은 알고 있었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항상 그래왔던 일입니다만, 이미 조사 중이던 후임을 통해 좀 더 뒷 조사를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그의 수사비와 응원을 위한 자금을 승인해주셨으면 하는데요.”


서랍에서 금액만 적힌 영수증을 스욱하고 꺼내는 빌드래건. 국장은 괘씸하다는 듯 그것을 쳐다본다.


“으윽, 그건 회계 쪽으로 일단 신청해놔! 그리고 지금 조사건은 반드시 비밀리에 진행하고! 그리고 아직 사건성은 없으니까 괜히 또 큰일 만들지 말라고!”


“물론 반드시 그럴겁니다.”


문을 열고 사무실을 나가던 국장. 문이 거진 닫힌 문 틈 사이로 살짝 얼굴을 조금 내밀고는 말한다.


“어이, 그렇다고 던치 코건 놔두라는 말이 아니다.”


“아, 예이 예이”


빌드래건은 게슴츠레 눈을 뜨고서 작은 웃음과 함께 대답한다.


“그리고 슬슬 화재 경보기 고쳐놔.”


국장에 머리 빛이 천장 화재 경보기에 반사되어 비친다.


-15:42 삑


빌드래건은 씁쓸히 웃으며 사무실 문이 닫히는 것을 기다린다.


수사국은 마약 관련 범죄자를 쫓던 도중 스킬러를 우연히 발견했다. 스킬러는 범죄 조직과도 없는 사람이지만 그의 갑작스런 자금 증가는 아무것도 아닌 상황이지만 그를 의심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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